국제 정치·사회

동남아 첫순방 나선 美 국방…대중 포위망 더 촘촘해진다

23일 출국 베트남·필리핀 등 방문

인도태평양 '반중 전선' 구축 가속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AFP연합뉴스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순방 길에 오른다. 미국이 대중(對中)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접촉을 통해 반(反)중국 인도태평양 전선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오는 23일 출국해 싱가포르와 필리핀·베트남 등을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알래스카에 잠시 머문 뒤 동남아로 이동해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행사에서 연설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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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장관은 지금까지 유럽을 두 차례 방문했으며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찾았지만 동남아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계획했던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전보장회의)’를 계기로 한 싱가포르 방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발된 바 있다.

이번 순방은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과의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1950년대부터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에서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날도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정박 중인 중국 군함을 몰아내며 무력 충돌 위기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미국은 이번 오스틴 장관의 방문을 통해 동남아를 중국에 맞서는 인도태평양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스틴 장관의 방문은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선 구축을 위해 동남아·아세안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이 미국의 동남아 정책 중 핵심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현재 필리핀 정부는 미국의 필리핀 내 법적 지위를 규정한 방문군지위협정(VFA) 파기를 시사한 뒤 존치 여부에 대한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필리핀에 F16 전투기 등 대규모 무기 매각을 승인하며 VFA를 존속시켜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베트남도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경계하는 만큼 미국과 협력할 여지가 크며 미 해군은 남중국해 순찰을 위해 싱가포르에 미 함정과 정찰기를 배치해놓은 상태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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