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부의 주52시간 근무 제도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걸 두고 '과로사 부추기기'라는 여권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는 상황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왜 정치적 오해를 사냐"라며 "미숙하다"고 상황을 짚었다.
진 전 교수는 20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윤 전 총장이) 그런 발언을 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이용 당할 게 너무나 뻔하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분이 밀턴 프리드만 이야기를 한다"며 "이걸 자유지상주의라고 한다. 근로자들을 자유계약에 의해서 모든 걸 맡겨놓자는 한국 보수 세력들의 주요 이데올로기"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또한 "보수가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극우반공주의와 자유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며 권위주의를 파괴해야 된다"면서 "극우반공주의와 권위주의는 해결됐으며 남은 것이 바로 자유지상주의"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아무리 지적을 해도 저분들이 그러니까 세계관 자체가 그렇게 형성됐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면서 "걱정되는 이게 20대들한테 먹힌다는 것이다. 20대들이 자라나게 되면 이 세계의 주력이 된다. 그래서 이걸 단지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봐서는 안 될 현상"이라고도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이 주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현 정부는 주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작년 중소기업 기준) 일자리 증가율이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제도 시행에 예외 조항을 둬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했다"면서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윤 전 총장은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게 해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용 보호가 지나치다"며 "그러니 자꾸 해외로 나가려고만 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같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느냐", "4차산업혁명 시대에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선다", "재벌 보디가드로 전업하겠다는 공개 선언" 등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발언 취지와 맥락을 무시하고 특정 단어만 부각해 오해를 증폭시키고 있어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수 차례 만나 고충을 들은 윤 전 총장이 그들을 대변해 제도의 맹점을 지적한 것인데, 여권이 '120시간'이라는 표현을 놓고 말꼬리를 잡고 있다는 반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