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오감 충족 가전으로 베이비부머·MZ 잡았죠"

'오브제컬렉션' 숨은 주역 LG전자 디자이너 4인

소비자, 색상·소재·마감에 예민

고급스런 느낌·질감 소재 찾아

해외 박람회 등 돌며 수년 연구

전 세대 아우르는 색상 만들 것

LG전자 오브제컬렉션의 소재와 색상을 결정한 디자이너들이 더현대 서울 LG베스트샵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현(왼쪽부터 시계방향) 파트장, 차민주 선임, 표상아 책임, 남기완 책임. /사진 제공=LG전자LG전자 오브제컬렉션의 소재와 색상을 결정한 디자이너들이 더현대 서울 LG베스트샵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현(왼쪽부터 시계방향) 파트장, 차민주 선임, 표상아 책임, 남기완 책임. /사진 제공=LG전자




요즘 가전 매장을 가면 사람들이 제품의 겉을 손끝으로 만져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컬러 강판이나 유리 소재로 외부를 마무리했던 과거에는 굳이 이렇게 손을 내밀 필요가 없었다. 어떤 제품이든 촉감에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LG전자(066570)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선보인 오브제컬렉션이 등장한 후 ‘가전의 판’은 소비자 오감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제품의 차별화는 한 끗에서 나온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색상·소재·마감(CMF) 파트에 소속된 디자이너 4명은 그 ‘한 끗’을 찾기 위해 오늘도 팬톤 컬러칩과 유명 가구 매장, 해외 박람회 사이를 헤집고 다니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색상이나 소재, 마감 처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어요. 고급진 느낌을 구현할 수 있는 매트한 질감을 내는 소재를 찾기 위해 수년간 공을 들였습니다.”



21일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승현 CMF 파트장은 오브제컬렉션의 성공 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이 파트장과 소속 디자이너들은 가전 명가인 LG전자의 자존심을 세워준 오브제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생활용품 트렌드를 제시하는 리빙페어와 명품 가구 매장 등을 돌며 스크래치에 강한 신소재 페닉스를 찾아냈다. 하지만 기존 소재보다 두께가 두꺼운 탓에 양산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내부에서 성공에 대한 의심도 높았다. 이 파트장은 “회사 내부에서도 새로운 소재를 제품에 적용해본 적이 없었기에 두려움이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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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의 색상과 소재를 결정한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CMF 파트 소속 직원들. 차민주(왼쪽부터) 선임, 이승현 파트장, 표상아 책임, 남기완 책임. /사진 제공=LG전자LG전자의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의 색상과 소재를 결정한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CMF 파트 소속 직원들. 차민주(왼쪽부터) 선임, 이승현 파트장, 표상아 책임, 남기완 책임. /사진 제공=LG전자


페닉스로 색다른 가전의 질감을 구현한 CMF 파트는 색상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색채 전문 기관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와 힘을 합친 이들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가전 시장을 선도할 미지의 색상을 찾았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는 비대면으로 전환된 이들의 회의는 1년여의 노력 끝에 어느 공간에 두어도 튀지 않지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오브제컬렉션만의 컬러 솔루션으로 완성됐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휩쓴 오브제컬렉션의 저력은 여기서 나왔다.

CMF 파트는 최근 새로운 색상이나 소재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소비자가 쉽게 고를 수 있도록 컬러 솔루션으로 ‘완성된’ 조합을 선보이는 전략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 15종인 오브제컬렉션 색상은 조만간 추가될 예정이다. 차분한 톤을 선호하는 베이비부머는 물론 톡톡 튀는 가전을 원하는 Z세대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색상을 골라내는 작업은 현재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쟁사와 달리 소비자가 선택하는 색상을 무한히 확장하지는 않겠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소재 역시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다. 남기완 CMF 파트 책임은 “소비자가 어떤 색상의 제품을 골라도 어우러질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베이비부머도 밀레니얼도 영원히 그 나이에 머무는 것은 아닌 만큼 세월과 함께 가전을 추가하며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CMF 파트 소속 디자이너들이 컬러칩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CMF 파트 소속 디자이너들이 컬러칩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LG전자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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