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애플 생산공장’ 中 정저우에 역대급 폭우…지하철 침수로 12명 사망

나흘동안 연강수량 넘는 758㎜ 쏟아져

광둥성·푸젠성에 두 개 태풍 동시에 접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 시내가 21일 물 속에 잠겨 있다./로이터연합뉴스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 시내가 21일 물 속에 잠겨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여름 장마철 기간 최악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 중부 허난성에서 60년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적어도 1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남부지방에서는 두 개의 태풍이 동시에 접근하고 있다.



21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는 지난 17일부터 20일 저녁까지 나흘똥안 무려 758㎜의 비가 내렸다. 정저우의 연평균 강수량은 640㎜다. 특히 전날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정저우에서 201㎜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1975년 기록한 시간당 최대 강수량(198㎜)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폭우로 중국의 중부와 베이징을 잇는 핵심 지역인 정저우의 도로와 철도가 마비됐다. 정저우 시내도 물에 잠겼는데 전날 지하철 5호선이 침수되면서 수백명이 대피하고 그중에 12명은 숨진채 발견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수도가 끊기면서 대피한 사람의 숫자는 20만명을 넘어섰다. 정저우에 인접한 황하의 범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지 당국은 홍수 대응태세를 최고치인 1등급으로 상향조정했다. 정저우에는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의 최대 공장이 있는데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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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 당국은 허난성 정저우에서 서쪽에 있는 뤄양시의 이허탄댐이 심한 폭풍우로 붕괴 위험이 있다고 공개했다. 당국은 성명에서 “댐에 20m 길이의 틈이 벌어져 언제라도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상가상으로 남부에서는 두 개의 태풍이 동시에 접근하고 있다. 7호 태풍 츰파카가 이날 새벽 광저우 서쪽에 상륙해 폭우를 뿌리면서 광둥성내 1,0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또 현재 대만 동쪽에 있는 제6호 태풍 인파는 25일께 푸젠성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당국은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월 이후로 전국 24개 성·시의 282개 하천에서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그중에서 9곳은 역사상 최대의 홍수 피해를 입은 상태다. 수도 베이징도 지난 7월 1일 이후 누적 강수량이 1961년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21일 오후 2시(현지시간) 중국 기상캐스터가 기상도를 안내하고 있다. 허난성에 폭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베이징쪽으로 북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CCTV21일 오후 2시(현지시간) 중국 기상캐스터가 기상도를 안내하고 있다. 허난성에 폭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베이징쪽으로 북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CCTV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요지시’를 내려 “홍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각급 간부들은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신속히 재난을 예방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인민해방군 등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홍수관련 시진핑의 ‘지시’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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