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는 미사일 추적 레이더 장비를 적용한 최고급 장비 ‘론치모니터’의 대중화를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즈는 혼자 연습할 때는 론치모니터를 사용했는데 이후 론치모니터는 프로 골퍼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졌다. 프로골프 투어와 방송사도 분석 데이터를 중계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론치모니터의 향후 성장성은 더 높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하나둘 론치모니터를 이용하면서다. 신생 사모펀드(PE)인 메이븐그로쓰파트너스(메이븐PE)가 6,000억 원의 거액을 투자해 포어사이트를 인수한 이유다. 더욱이 국내 골프 시장의 성장성이 높아 국내 자본의 글로벌 골프 용품 회사 인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억’소리 나던 론치모니터, ‘데이터 골프’ 붐에 초보자도 활용
골프 초보자들도 교습 과정에서 활용할 만큼 론치모니터는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스윙을 직접 확인하고 통계를 활용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아마추어도 개인장비로 구비하는 추세다. 자동차 한 대 가격을 웃도는 고가의 전문가용 분석기와 함께 가격을 낮춘 보급기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골프 인구가 유입되면서 ‘데이터 골프’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골프의 보조 기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인데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도 “메이븐PE가 6,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글로벌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라고 말했다.
메이븐PE가 인수하는 포어사이트스포츠의 ‘GC쿼드’는 글로벌 1위 업체 덴마크 ‘트랙맨’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다. GC쿼드는 4대의 초고속 카메라로 공을 관찰해 클럽 경로, 공 비행 각도, 회전속도 등을 측정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국내 다수의 골프 관련 교육기관과 골프장, 스크린 골프장에서도 GC쿼드를 비롯한 론치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TCK인베스트 대표 출신 설립한 신생 PE의 ‘화려한 데뷔’
대형 거래를 성사시킨 메이븐PE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아직 생소하지만 인적 구성은 화려하다. 글로벌 투자자문사 TCK인베스트먼트 한국사무소 대표를 지낸 신민기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신생 운용사다. 블랙록과 올림푸스캐피털 출신 운용역도 함께하고 있다. 회사는 아시아 내 벤처투자(VC)와 성장기업(growth) 투자를 목표로 하는 블라인드펀드를 가지고 있다. 이번 포어사이트스포츠 인수 대금도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일부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골프장과 골프 용품 M&A 거래에서 한국 기관은 단골 손님이다. 특히 국내 PEF 운용사의 활약이 눈에 띈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2조 1,000억 원에 인수한 테일러메이드는 국내 골프 용품 업체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이 직전에는 사우스스프링스CC 골프장도 인수했다. 역시 젊은 층과 여성 골프 인구가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테일러메이드를 의류 브랜드로 론칭하는 전략을 앞세운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골프 의류가 기능복에 그치지 않고 일상복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전략적투자자(SI)로 ‘MLB’와 ‘디스커버리’ 브랜드 대중화에 성공한 의류 유통 회사 F&F를 영입한 배경이다.
한편 메이븐PE는 올 초 신현성 티몬 의장과 강준열 전 카카오 CSO(최고서비스총괄)를 주축으로 설립된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LF그룹의 자회사 ‘KNC뮤직’을 공동으로 인수한 이력이 있다. 지난 1990년대 메이저 음반사 동아·신촌·캔·플럭서스 등의 음원저작권을 확보해 매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