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목소리였다. 의식은 명확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57) 대장과 마지막 통화를 한 산악인 후배 조벽래씨는 22일 광주시체육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김 대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 대장은 조난된 뒤 19일 오전 5시 55분께(현지 시각) 조씨에게 위성 전화로 구조 요청을 했다. 조씨는 "힘든 목소리였지만, 당연한 거라 생각했다. 이상한 점을 못 느꼈다. 의식 명확하고 판단 능력도 명확하구나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대장은 조씨에게 "주마 2개가 필요하다. 무전기가 필요하다. 구조를 요청한다. 우리 대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좀 춥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성 전화 배터리가 남아있냐"는 조씨의 질문에는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김 대장이 당시 자신의 조난 위치(브로드피크 7,900m 지점)를 정확하게 설명해 이를 곧바로 베이스캠프에 알렸다고 했다. 조씨는 "(통화가 끝나고) 베이스캠프에 구조하라고 했고 (현지 시각 19일) 오전 11시쯤에 구조대가 김 대장을 확인했다. 실제로 (김 대장이 이야기한) 그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당시 러시아팀에 의해 발견됐으나, 구조 중 다시 추락해 실종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