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문화부 기자들이 지난 한 주 문화계 이슈를 쏙쏙 뽑아 정리해 드립니다.
'BTS→BTS'… 빌보드 핫100 1위 바톤 터치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곡들이 1위 자리를 주고받았다. 지난 9일 발매된 BTS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24일자 차트에서 그간 7주 연속 1위를 지켜 온 ‘버터’(Butter)의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BTS가 이름을 올린 곡이 이 차트에서 통산 다섯 번째로 정상에 올랐다. 같은 가수의 곡이 1위 자리를 놓고 바통터치를 하는 것은 테일러 스위프트·위켄드·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팝 스타들의 인기가 최고에 달했을 때 보여준 기록으로, 지난 2018년 7월 드레이크 이후 이번이 3년 만이다.
BTS는 ‘다이너마이트’부터 피처링으로 참여한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 ‘라이프 고즈 온’, ‘버터’에 이어 이번 신곡까지 총 5곡을 연달아 차트 1위에 올리게 됐다. 걸린 시간은 불과 10개월 2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배드’(Bad) 앨범으로 활동하던 1987년부터 이듬해까지 9개월 2주 동안 5개 노래를 정상에 올려놓은 이래 최단 기록이다. 팬덤 ‘아미’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팬덤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음원 판매량에서 BTS는 압도적으로, 경쟁 곡들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미국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팬덤을 확실하게 형성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편 BTS는 23일 ‘퍼미션 투 댄스’의 리믹스 버전을 공개하며 인기 가도에 가속도를 붙였다. 오는 27일에는 영국 BBC의 라디오 쇼 ‘라디오 1 라이브 라운지’에 출연해 ‘다이너마이트’, ‘퍼미션 투 댄스’ 등의 무대를 꾸민다.
베일 벗은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예매 전쟁
세간의 관심을 끈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증 문화재·미술품 특별전이 지난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통해 국보 12건과 보물 16건을 포함해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대표 문화재 45건 77점을 공개했고, 국립현대미술관은 김환기·이중섭·박수근 등 근현대 한국미술 주요 작가 34명의 작품 58점으로 꾸민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를 선보였다. 두 전시는 각종 교과서와 서적에 등장한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세기의 전시’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관람 예약 사이트가 개설되자마자 치열한 예매 전쟁이 펼쳐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 달 치 티켓이 매진됐고, 국립현대미술관도 내달 1일 전시까지 티켓이 모두 소진됐다. 보려는 사람은 많은 상황에서 코로나 19 방역 지침에 따라 회차당 관람 인원을 20~30명으로 제한하다 보니 그야말로 ‘광클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제한된 관람 인원 탓에 전시를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8월 중 네이버 TV를 통해 전시 내용을 방송할 계획이다. 전시 종료일은 9월 26일이며 관람료는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역시 무료로 내년 3월 13일까지 이어진다.
훈민정음도 NFT로?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최근 “간송 전형필 선생(1906~1962)의 문화보국 정신을 담아 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100개 한정의 NFT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개당 판매 가격은 1억 원으로 100개가 모두 판매되면 간송 측은 100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 창제 목적과 제작 원리 등을 담은 해설서다. 간송 측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NFT화함으로써 디지털 자산으로 영구 보존하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미술관 운영 관리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NFT 발행의 목표로 제시했다. 간송미술관은 지난해 재정난 속에 보물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를 구매한 바 있다. 일각에서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문화유산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국내에서는 문화재를 NFT로 제작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관련 사안을 법률 근거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를 탁본·영인(影印, 원본을 사진 등의 방법으로 복제하는 것)하거나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촬영 행위 시 문화재청장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 지속…상반기 韓영화 점유율 20%↓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19 영향이 계속되면서 상반기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가 2,002만 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저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매출액도 1,863억원에 그쳤다. 심지어 그마저 외화만 득세하면서 한국 영화 점유율은 19.1%에 그쳤다.
영진위에 따르면 상반기 흥행 1위 영화는 ‘분노의 질주 : 더 얼티메이트’였다. 228만 명이 관람했고 2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작품은 개봉 첫날 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코로나 19 사태 이후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위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15만명, 206억 원)’, 3위는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205만 명, 190억 원)’이 차지했다. 상반기 흥행 상위 10위 중 한국 영화는 2편에 불과했다. ‘발신제한(47만 명, 43억 원)’이 9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전반적으로 관객 수가 적고 매출이 부진하긴 했지만 3월 이후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관객 수가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었다. 3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7.5% 증가한 326만 명, 4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3.4% 늘어난 256만 명이었다. 이어 5월과 6월에도 관객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나훈아 등 지방 콘서트도 취소·연기
코로나19가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급속히 확산하며 등록된 공연장 외 공간에서 대중음악 공연을 금하는 조치가 전국으로 퍼졌고, 각종 공연이 취소 혹은 연기됐다. 가수 나훈아는 당초 23~25일 벡스코에서 열려던 ‘어게인 테스형’ 전국투어 부산 공연을 다음 달 20~22일로 미뤘다. 소속사인 예아라 예소리 측은 예매처 공지를 통해 “내달 1일까지 비수도권 임시공연장 공연 금지 관련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라 현재 일정으로는 진행이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공연을 연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미스터트롯 TOP6’ 부산 공연도 같은 장소에서 30일과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발표에 따라 취소됐다.
나훈아는 앞서 정부의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16~18일 대구에서 하루 두 차례씩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공연 당시에는 불법이 아니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는 와중에 대규모 공연을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반면 대중음악 공연이 1년 넘는 기간 동안 집합금지 대상으로 분류돼, 뮤지컬·클래식 등 다른 장르가 대규모 극장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아예 공연을 열지 못했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됐다.
한편 방송가에선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여럿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국민 MC’ 개그맨 유재석은 MC로 출연 중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스태프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tvN ‘식스센스2’가 2주간 녹화를 연기했고, 출연 중인 다른 프로그램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스터트롯 TOP6 중 장민호, 영탁, 김희재 등 3명이 최근 TV조선 ‘뽕숭아학당’ 녹화에 참여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멤버들도 자가격리 중이다.
오는 26일 금산사에서 월주스님 영결식 봉행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이 22일 열반했다. 법랍 67세, 세수 87세.
월주스님이 지난 22일 오전 9시45분께 자신이 조실로 있는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입적했다. 스님은 올해 폐렴 등으로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입원해 장기간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됐으며, 이날 오전 병원에서 퇴원해 금산사에 머물다 숨을 거뒀다.
193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월주스님은 1954년과 1956년 금오스님을 계사로 각각 사미계와 비구계를 받았다. 1961년부터는 10여 년 간 금산사 주지를 맡아 불교 정화운동에 나섰다. 30대에 조계종 개운사 주지로 임명됐고, 총무원 교무·총무부장, 중앙종회의장 등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아 활동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 지낸 월주스님은 신군부가 집권한 1980년 제17대 총무원장에 선출됐으나 '10·27 법난' 때 강제 연행되면서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1994년 제28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해 우리민족서로돕기 상임공동대표겸 이사장, 실업극복국민공동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장례는 5일 간 금산사에서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26일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에서 봉행된다. 추모 현장의 모든 상황은 BBS 불교방송과 라디오, 모바일앱, 유튜브에서 실시간 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