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시그널] 매출 90% 급증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노크한다

1세대 '국경간 거래전문' 물류기업

내년 상반기 목표…RFP 배포 임박

연매출 1,500억·기대 시총 1조 등

나스닥 상장 위한 재무요건 갖춰





전자상거래(e커머스) 전문 물류 기업 큐익스프레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큐익스프레스는 지마켓(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설립한 국내 1세대 국경 간 거래(크로스보더) 전문 물류 기업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조만간 글로벌 IB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서(RFP)를 배포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상장이 목표인데 회사가 기대하는 시가총액은 1조 원대다.





지난 2011년 설립된 큐익스프레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구 대표가 해외 역직구 플랫폼 큐텐(Qoo10)을 설립한 후 자체 물류 시스템 확보를 위해 만들었다. 큐텐의 국제 특송 업무를 시작으로 현재는 창고 보관부터 포장·배송·재고 관리에 이르기까지 물류 과정 전반을 책임지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일본·미국·중국·인도 등 여덟 개 나라에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 주문 정보를 수출입 통관부터 배송까지 전 영역에서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추적 관리하는 큐익스프레스의 ‘원소스 멀티유즈’ 시스템은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큐익스프레스가 구축한 자동화 설비는 배송의 정확도와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반면 물류비용은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초창기에는 모회사 큐텐의 물량만 담당했던 큐익스프레스는 2년 전부터 아마존과 이베이, 라쿠텐 등 대기업들로 고객사 저변을 넓히면서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8년 635억 원이었던 연 매출액은 2020년 1,494억 원으로 뛰었다. 물류 기업의 실적을 가늠하는 척도인 물동량도 같은 기간 1,292만 박스에서 3,286만 박스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큐익스프레스는 올해 물동량이 6,800만 박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에 투자 업계에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 매출이 1,500억 원에 불과한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회사 실적 등을 보고 나스닥 상장 가능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며 “지난해 회사 매출 증가율이 90%가 넘었던 만큼 해외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확장성을 인정받는다면 무난하게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상장을 위한 재무적 상장 요건은 갖췄다. 나스닥은 3개 등급으로 상장기업을 분류하는데 큐익스프레스는 가장 까다로운 등급인 나스닥글로벌셀렉트마켓이 요구하는 요건도 충족하고 있다. 나스닥글로벌셀렉트마켓은 시가총액 8억 5,000만 달러(한화 9,820억 원), 매출액 9,000만 달러(한화 1,040억 원) 이상의 우량 기업에 상장 승인을 내준다. 큐익스프레스가 제시하는 시가총액은 1조 원대, 2020년 매출액은 1,500억 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자문 수수료와 세금 등 수백억 원에 달하는 상장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큐익스프레스는 모회사 큐텐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약 30%를 들고 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2019년 6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나머지 지분은 개인주주 및 다른 재무적투자자(FI)가 들고 있다.


박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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