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정성화 "비틀쥬스처럼…삶의 희망 잃지 말아야죠"

뮤지컬 '비틀쥬스' 주연 정성화

저승·이승 사이 낀 98억살 유령役

어둠 속에서 희망 찾는 현실 닮아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은 찾아야 하죠. 뮤지컬 ‘비틀쥬스’의 내용도 이와 같다고 생각해요.”



벌을 받아 이승과 저승 사이에 낀 98억 살의 유령, 엄마를 떠나보내고 절망한 소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유령이 된 신혼부부. 극 중 인물 누구 하나 ‘평범한 삶’을 사는 자가 없다. 외로움과 그리움, 아쉬움과 미련 가득한 이들의 고된 현실과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저마다의 위기 앞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공연장 밖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의 현실에선 더더욱 말이다. 17년 차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그래서 더 집요하게 매달리고, 역할에 빠져들었다. 비틀쥬스에서 괴짜 유령 비틀쥬스 역을 맡은 그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동안 했던 무대 중 가장 많이 연습하고 복습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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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지난 6일 한국어 공연이 개막했다. 당초 6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완성도를 이유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무대에 오른 공연이다. 하지만 정성화가 연습에 공 들인 것은 늘어난 준비 시간 때문 만은 아니었다. 코로나 19의 불확실성 속에 ‘단 한 번이라도 완벽한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첫 공연을 마지막 공연처럼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어요. 연습으로 지쳐 집에 가서도 복습을 멈출 수 없었죠.” 속도감 있는 대사와 안무, 노래가 쉴 틈 없이 이어지기에 집에서도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 트레드밀을 뛰었고 하루 13시간 씩 연습에 매달렸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무대엔 유쾌한 웃음이 넘쳐 난다. 개그맨 출신인 그는 “이런 캐릭터에 남들보다 장점이 있다”며 “물 만난 물고기, 모래 판의 씨름 선수처럼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웃어 보였다.

“비틀주스를 통해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관객 분들이 우리 공연을 보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희망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8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송주희 기자 사진=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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