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가 정부의 조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성남지청을 중심으로 구성한 특별근로감독팀이 지난 6월 9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네이버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사망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사용자의 조치 의무 위반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망한 노동자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인 임원급 책임 리더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었다. 또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렸다. 고용부는 이러한 행위가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한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상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제대로 않았다. 이 밖에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사안에 대해 부실하게 조사를 진행하거나 피해 노동자를 소관 업무와 무관한 임시 부서로 배치하는 등 불리한 처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3년 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86억 7,000여만 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키는 등 추가적인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도 드러났다. 고용부는 이러한 네이버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특별근로감독팀이 임원급을 제외한 네이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가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답해 조직문화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으로 회사에 신고된 건에 대해서는 모두 신고자·피해자의 의견을 들어 가능한 조치를 취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복수 노무법인의 전문적인 조사와 검토 결과에 따라 객관적으로 조치하고자 노력해왔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서도 “네이버만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며 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 등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