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대 기록을 세우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졌지만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3차 확산을 겪으면서 학습효과가 나타났을 뿐 아니라 백신 접종이 더디나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경우 한은의 연내 금리인상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7.1포인트(p)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된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높아졌지만 CCSI는 100을 웃도는 상황이다. 1~3차 확산 때와 비교해도 소비심리 위축 정도가 덜한다. 1차 유행(2020년 2~4월) 땐 31.5P가 떨어졌고 2차(2020년 9월)나 3차(2020년 12월) 확산 당시엔 8.3P, 7.8P 하락에 그쳤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거리두기도 강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카페에 앉아있지도 못하게 했던 것과 비교하면 방역대책이 완화된 측면도 있다”면서 “특히 백신 접종률도 높진 않지만 점차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소비심리 위축이 1차 확산보다 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뉴스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해 표현하는 뉴스심리지수(NSI)도 26일 기준 133.23으로 거리두기 시행 직후인 15일 121.07까지 떨어졌다가 크게 반등했다. 1차 확산 당시 77.38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다. 뉴스심리지수는 주요 이슈 발생에 따른 경제심리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시장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로 당초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보인 데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했는데 올해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오는 8월, 10월, 11월 등 세 차례 남아 있어 금리를 언제부터 올릴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이 크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이나 이르면 8월부터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취업기회전망 CSI는 코로나 유행으로 경제회복 기대 심리가 악화되면서 16P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주택가격전망 CSI도 129로 전월 대비 2P 올랐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3%로 전월 대비 0.1%P 올랐고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3%로 전월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