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시장 통제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 공포증’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도리어 중국 성장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저가 매수 등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주식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TIGER 차이나항셍테크(371160)를 약 366억 원 규모로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27일 개인들은 143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이 ETF 상장 이래 역대 최대치로 사들였다. 이와 함께 KODEX 차이나항셍테크(372330) ETF도 같은 기간 동안 개인들이 124억 원 순매수했다. 이 역시 27일 개인들이 하루에 50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상장 이후 최대 규모로 쓸어담았다. 2배 레버리지 ETF인 KODEX China H 레버리지(H)와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에도 총 170억 원의 개인 자금이 몰렸다.
이는 중화권 증시 폭락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가령 항셍테크 ETF의 기초 지수인 항셍테크지수는 올 2월 17일 고점(1만 945.22) 대비 약 40% 빠진 상태다. 이에 수익률이 처참한 상황에 몰리자 매수 단가를 낮추려는 매수가 집중적으로 몰렸다는 해석이다. 또 1배짜리 ETF로는 쉽게 볼 수 없는 낙폭을 연일 보이자 곧 반등이 올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투자자들을 매수에 나서게 했다는 견해도 많다.
하지만 현실은 개미들의 기대와 다르다. 이날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 가격은 3.41%가 추가로 빠졌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 등이 소폭 반등을 보인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그 오름폭이 1%에도 미치지 못해 그동안의 낙폭을 생각하면 아직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 더 많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단기간 중화권 증시의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 정부의 다음 규제 타깃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집중적으로 때리는 플랫폼 기업 투자는 더 조심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대형 기술주에 큰 애정을 보였던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도 대량 매도에 나서고 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아크는 전일 텐센트 63만 주, 징둥닷컴 97만 주 등을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