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추격 매수 말라” 으름장이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인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8일 주택 가격 수준이 고평가돼 있다며 집을 사지 말라고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 매수보다는 시장 및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의 의견 등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파트 실질 가격, 주택구입부담지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 등 주택 가격의 수준과 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이어 “외환·금융 위기 직후 주택 가격이 -9~-18%의 큰 폭으로 가격 조정을 받은 바 있다”며 집값 급락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부가 이날 집값·전셋값 상승에 대해 송구하다며 내놓은 대책은 기존 주택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내부 정보 불법 활용 등 4대 교란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정도다. 25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이 실패한 상태에서 집값을 안정시킬 아무런 수단도 준비하지 못한 채 오직 집을 사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으름장만 놓은 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은 그동안 수차례 집값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그때마다 집값은 되레 더 올랐다. 국민들은 이제 집을 사지 말라는 경고를 사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지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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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충분한 공급이 시장 안정의 첩경’이라며 양질의 주택 공급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부 계획처럼 ‘2023년 이후 매년 50만 가구 공급’보다 더 시급한 것은 지금이라도 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존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도록 양도소득세를 일시 완화하는 등 부동산 세제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도 이른 시일 내에 대규모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주택가격전망소비자심리지수는 129로 역대 최고치인 2월과 같았다. 구입할 수 있는 집이 바로 지금 시장에 나와 있지 않는 한 사람들은 집값 하락 경고를 귓등으로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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