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이 진행중인 가운데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다. 일본 정부는 현재 도쿄도(東京都)와 오키나와(沖繩)현에만 발령된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수도권과 오사카(大阪)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9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9,57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도쿄도(東京都) 3,177명, 가나가와(神奈川)현 1,051명, 사이타마(埼玉)현 870명, 지바(千葉)현 577명으로 수도권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확진자가 5,675명에 달했다. 수도권 확진자는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지자체) 전체의 60%에 달한다. 전날 오사카부(大阪府)에서 발생한 확진자도 798명에 달했다.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 이후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더 빨라졌다. 개막일 당시 4,225명이던 일일 확진자 수는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림픽 개최 도시인 도쿄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진다. 도쿄도의 하루 확진자는 개막 당일 1,359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전날 기준 134% 급증했다.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쿄도와 같은 생활권인 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현에도 외출 자제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재택근무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사카부도 긴급사태 발령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오는 30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긴급사태 지역 확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발령 기한은 도쿄도와 마찬가지로 내달 22일까지가 될 전망이다.
올림픽 개최 기간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사태가 확대 발령되면 올림픽 개최를 강행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올림픽 한창 중 제5파(다섯 번째 대유행), 총리의 낙관 자세 위태롭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스가 총리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신문은 “스가 총리의 대응에는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올림픽에 대해 ‘인파가 줄고 있어 걱정 없다’며 중단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이날 사설에서 “정부와 도쿄도는 외출 자제와 이동 억제를 요구하면서도 올림픽이란 거대한 이벤트를 강행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서 올림픽 개최로 국민의 방역 수칙 준수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