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접대부·불륜설을 담은 ‘쥴리의 남자들’ 벽화와 관련해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벽화 등장에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벽화를 거론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비판했다. 그는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은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들에 대한 검증은 꼭 필요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그 선을 넘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판이라는 게 아무리 엉망이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수준이 여기까지 왔느냐”며 “저 사람들 배후에는 도대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냐는 생각이 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윤 전 총장 캠프 법률팀은 페이스북에 “(김 씨의) 유흥접대부설과 불륜설은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라며 “돈을 노린 소송꾼의 거짓 제보를 의도적으로 확산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냈다. 소송꾼은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모 씨와 십수 년째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 씨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법률팀은 “급기야 (거짓 주장을) 버젓이 벽화로 공개하는 일까지 발생했다”며 “국민들을 상대로 바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우선 댓글이나 벽화, 악의성 거짓 기사를 스스로 내려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벽화를 설치한 건물주 여 모 씨는 사실상 철거를 거부했다. 여 씨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씨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이냐”며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양 전 검사, 김 모 아나운서도 쥴리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고 주장했다. 벽화를 설치한 배경에 대해 그는 “김건희 씨를 둘러싼 쥴리 논란이 전개되면서 내가 아는 지인(화가)에게 부탁해 벽화를 설치한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도 없고 배후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그들이 쥴리와의 관계를 인정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므로 벽화를 철거하겠다”고 맞섰다.
벽화 앞에서는 소란이 벌어졌다. 우파 성향의 유튜버들은 일찌감치 차량 3대를 벽화 앞에 나란히 주차해 벽화를 가린 채 확성기로 노래를 트는 등 항의 시위를 했다. 서점에도 이른 아침부터 벽화에 대한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친여 성향 시민은 “힘내시라”며 서점을 지지 방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