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40도 육박하는데…선풍기 하나 없는 작업장서 일하던 택배 노동자 실신

전국택배노조, 기자회견서 "혹서기 대책 즉시 마련하라" 촉구

전국택배노동조합 부산지부가 29일 사상구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에서 '혹서기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부산지부 제공전국택배노동조합 부산지부가 29일 사상구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에서 '혹서기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부산지부 제공




계속되는 폭염에 택배 물류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결국 쓰러졌다. 노조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지난 29일 오전 부산 롯데택배사상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더운 여름철 열악한 근무 환경을 방치한 롯데택배 측을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9시 20분께 부산 롯데택배사상터미널에서 배송 물품을 차량에 싣던 택배 노동자 A씨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A씨는 입에 거품을 물면서 실신했으나 다행히 옆에 있던 동료들의 도움으로 곧바로 병원에 이송돼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쓰러진 직원은 그동안 병치레 한번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며 “39.4도라는 위험한 온도 속에서 직원은 고열성 어지럼증,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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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해당 사고가 발생한 것은 고열을 밖으로 빼낼 수 없는 현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에는 선풍기는 물론 환풍시설 하나 설치돼있지 않고 휴게실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100명이 넘게 일하는 현장에 냉온수기가 없어 노동자들이 집에서 직접 물을 떠 오고 사 마신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택배 노동자가 쓰러진 이후에야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사측을 규탄했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에 선풍기 설치와 환풍시설, 냉온수기, 제빙기 등 혹서기 대책을 수없이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사고 이후 롯데택배 서부산지점에 항의 방문을 하자 그제야 다음 주까지 대책 마련에 대한 대답을 주겠다고 말한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선풍기, 환풍시설, 냉온수기, 제빙기 등 혹서기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에 따르면 지난 23일엔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일하던 한 롯데택배 노동자가 차량에서 탈진했다. 지난 26, 27일에도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근무하던 2명도 호흡곤란이 와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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