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해안가에서 범고래가 6시간 동안 바위 틈에 끼여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가 탈출에 성공했다. 범고래 한마리를 위해 쉴 새 없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2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알래스카주 프린스 오브 웨일스 섬 해안 인근을 지나던 선박은 썰물로 바닷물이 빠진 바위 틈에서 거대한 범고래를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양경비대는 좌초된 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는 생후 13년 된 몸길이 6m의 범고래를 발견했다. 경비대는 곧바로 지원 요청을 했고 인근 요트에 타고 있던 선장 챈스 스트릭랜드와 선원들은 '범고래 구조작전'에 함께 했다.
이들은 먼저 범고래의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인간 사슬을 만들어 바닷물을 양동이로 날랐다. 그 사이 스트릭랜드 선장과 선원들은 고래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재빨리 바다로 내보낼 길을 만들었다.
미동도 없던 범고래는 자신의 몸에 바닷물이 뿌려지자 꼬리를 들어 올리는 등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트릭랜드 선장은 "(바위 틈에 낀) 범고래가 주변에서 헤엄치는 범고래를 부르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며 "눈물이 나올만큼 꽤 슬펐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금 뒤 도착한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구조대는 호스와 펌프를 이용, 범고래에게 바닷물을 계속 공급했다. 이 같은 구조활동은 범고래가 바위 틈에 좌초된 사이 이를 먹잇감으로 여긴 새들이 공격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범고래 구조작전은 무려 6시간 동안이나 이어졌고 이후 밀물이 들어오며 범고래는 스스로 헤엄쳐 나갈 수 있었다. 줄리 페어 NOAA 대변인은 "현장 인근에 있던 선장과 선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범고래를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범고래가 바다사자를 사냥하며 종종 좌초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