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해리포터 출판사' 유산, 30세 연하 연인이 물려받았다

‘해리포터’ ‘헝거게임’ 등 세계적 히트작 시리즈를 보유한 출판사 스콜라스틱이 오너 2세 경영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유산을 둘러싸고 분쟁에 휘말렸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6월 향년 84세로 사망한 고 리차드 로빈슨 주니어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유언장을 통해 30세 연하 연인인 이올 루체스(54) 스콜라스틱 이사회 의장 겸 최고전략책임자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이에 루체스는 시총 12억 달러(약 1조 3,800억원) 규모의 출판사 경영권과 로빈슨의 개인 재산 등 모든 유산을 물려받게 됐다.

로빈슨에겐 두 아들과 전처가 있지만 이들은 한푼도 물려받지 못할 처지가 됐다. 미국은 고인의 유언이 100% 효력을 발휘한다. 한국과 같은 유류분 제도는 없다.



WSJ에 따르면 로빈슨은 루체스를 “나의 파트너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묘사했다. 사내에서는 로빈슨과 루체스가 내연 관계라는 사실이 10여년 전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다만 몇 년 전 결별설이 돌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루체스는 공격적으로 디지털 사업 부문을 추진하다 때때로 로빈슨과 의견 충돌을 보이기도 했다.

루체스는 캐나다 출신으로 1991년 스콜라스틱과 현지 법인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4년 최고전략책임자, 2018년 스콜라스틱 엔터테인먼트 사장에 올랐다.

로빈슨의 장남 벤(34)은 이같은 아버지의 결정에 대해 "상처에 소금을 붓는 것 같다"고 WSJ에 전했다. 차남 리스(25)도 "예기치 않은 충격"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스콜라스틱 경영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로빈슨의 유언장에 불만을 품은 유족들은 유산의 일부라도 되찾기 위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루체스가 이들에게 클래스A 주식과 부동산 일부를 내주는 방식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콜라스틱은 1920년 설립된 교육 컨텐츠 전문 출판사다. ‘해리포터’ ‘신기한 매직스쿨버스’ ‘헝거게임’ 등 유명한 시리즈를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