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괜찮아요!”
아쉽게 메달을 놓친 선수에게 전하는 위로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한결같은 긍정 어법이다.
일본의 코로나 상황은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도쿄도에서만 연일 3,000~4,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300명대였다. 선수·관계자 등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집계를 시작한 지난달 1일부터 300명에 육박한다.
IOC는 매일 대회 전반에 관한 현장 브리핑을 하는데 코로나 상황에 대한 내용은 ‘복붙(복사해 붙여 넣기)’ 수준이다. 선수촌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할 때 “그래도 선수촌은 안전한 곳”이라고 한 IOC는 도쿄 코로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데 대해 “올림픽 참가자를 통해 확산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 영향이 없을 리 없다. 도쿄 시내의 오륜 조형물은 ‘포토 스폿'이 됐다. 매일 사람들이 몰려 줄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올림픽도 하는데 뭐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방역 의식을 느슨하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올림픽 안으로 들어가면 더 위험해 보인다. 무관중 대회라지만 선수단 관계자들이 우르르 모여 앉아 열띤 응원을 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코로나 검사를 위한 것이라며 매일 침을 제출 받지만 요식 행위일 뿐이라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참가자들의 행동 규범을 정리해 대회 전 배포한 플레이북 내용 중 상당 부분도 현장에서는 무시되고 있다.
사상 첫 코로나 올림픽에 걸맞지 않은 IOC의 무신경한 대응은 명승부와 선수들의 감동 스토리에 가려지고 있다. 전 세계가 ‘델타 플러스 공포’로 비상이지만 올림픽은 딴 세상이다. 폐막과 함께 IOC는 가장 성공한 올림픽 중 하나였다고 자찬할 게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