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심리치유 역할까지...활용범위 무궁무진한 게임

[책꽂이-게임은 훌륭하다]

고영삼 외 16인 지음, 호밀밭 펴냄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 한 판은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시대에 관계를 이어가고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일종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산업적 측면에서 게임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리는 콘텐츠 산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에서도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 것도 게임이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대중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오버워치’ 등의 게임 채팅창에서 벌어지는 성폭력과 언어 폭력은 SNS를 통해 노출되는 저질 콘텐츠와 함께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소로 꼽히곤 한다. 심야 시간대에 미성년자의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교육 목적으로도 쓰이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밤 시간대에는 접속을 할 수 없는 촌극도 벌어진다.



고영삼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등 평소 게임을 연구해 온 학자와 전문가 17명은 ‘게임은 훌륭하다’란 도발적 제목의 신간에서 게임이 줄 수 있는 긍정적 영향에 관한 담론을 편다. 철저하게 게임의 긍정적 기능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이 책에 대해 저자들은 “게임 기법이 경제·사회·문화·정치 영역에 적극 활용되는 변화를 눈치챈 사람들의 글 모음”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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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게임을 다양한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제시한다. 게임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지식재산(IP)의 원천으로서도 위상이 크고 e커머스 마케팅에도 활용된다. 패션·자동차 브랜드와 협업 마케팅을 펴기도 한다. 게임 콘텐츠를 풍수지리나 명리학 등 동양 사상의 상상력으로 설명하는 색다른 시도도 볼 수 있다.

책은 게임이 인간 능력의 향상과 심리 치유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사례도 전한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우울증 등 심리 장애 치료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에 게임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소개한다. LOL,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게임을 토대로 과목별 교재를 만들어 학교 수업에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게임에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은 게임 콘텐츠의 선정성, 폭력성을 언급하고,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시스템의 경쟁 체제에 따라 게임 사용자 간에 주고받는 폭력적인 상호작용이 공격성을 깨우고, 게임의 폭력성을 초래한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그렇다고 게임을 못 하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책은 설파한다. 부모가 이런 문제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다면 좋아하는 디지털 게임이나 온라인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1만8,0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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