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좋은 위치의 고품질 주택에서 30년 이상 살 수 있도록 공급하는 내용의 '기본주택' 공약을 내놓은 것과 관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기본 시리즈 하기 전에 기본 인격부터 갖추라"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원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지사는 기본이 안 돼 있다"며 "국민을 원숭이 취급하고 있다. 임대 주택 이름을 바꿔치기해 기본주택이라고 팔아먹었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 지사의 기본주택은) 임대 주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과거 우리 당에서 언급했던 토지임대부 주택 정도 참고하셨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원 지사는 이어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이 지닌 한계는 공공임대주택의 공실로 증명됐다"면서 "국가가 지정한 곳에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유형의 주택에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이 지사를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원 지사는 "이 지사가 주장하는 국토 보유세 등 세금 신설과 중과로 인해 공급이 위축되면 결국 서민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한 뒤 "중산층까지 기본주택의 공급 대상이라고 하던데, 진짜 보호받아야 하는 서민의 몫을 뺏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임기 내 주택을 250만호 이상 공급하고, 이 중 기본주택으로 100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집없는 서민이 고통받지 않게 하려면 공급물량 확대와 투기·공포수요 억제가 필요하지만, 공급 내용도 고품질 공공주택인 기본주택의 대량 공급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지사는 "현재 30년 이상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좁은 면적과 나쁜 위치, 열악한 주거조건으로 기피 대상"이라며 기본주택 대량 공급을 통해 토지임대부 분양을 포함한 장기임대공공주택 비율을 전체의 10%까지 늘리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