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계공학 중심 인력으론 한계…"SW 인재 등 9만명 양성해야"

[코너 몰리는 K주력산업]

■ 턱없이 부족한 미래차 인력

전기·수소·자율車로 시장 급변하자

폭스바겐 등 수조원 들여 SW 강화

韓은 전문인력 없어 기술격차 확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피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관련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래차의 근간이 돼야 할 소프트웨어 분야는 기계공학 일변도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차 시장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라는 양 축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SNER·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친환경차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20~30%(약 5770만 대), 자율주행차 시장은 같은 기간 신차 판매의 49%(레벨 3 이상)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산화율이 99%에 이르는 내연기관 부품 산업과는 달리 미래차 부품 산업은 국산화율·기술 수준이 부족하고 관련 공급망이 미약하다. 미래차 부품은 국산화율이 전기차 68%, 수소차 71%,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38% 등으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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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가 벌어지는 주요 원인은 전문 인력 부족이다. 기업이 미래차에 대한 대응 필요성과 성장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인력이 없어 미래차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28년까지 필요한 미래차 산업 기술 인력 수요는 연평균 5.8% 증가해 8만 9,069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기계·조립 기능 교육 중심의 인재 양성이 이뤄지고 있어 소프트웨어·설계 등 미래차 전환을 위한 핵심 인력이 부족하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미래차 분야 석·박사급 핵심 인력 양성 사업 계획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 10개 대학에서 200명만이 배출돼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폭스바겐·도요타 등 해외 완성차 강자들은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9년 소프트웨어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고 3,000명의 개발자를 새로 영입했다. 도요타는 들러리 수준이었던 소프트웨어 부서를 전면에 내세우고 1차 협력 업체들을 전부 소프트웨어 기반 업체로 교체했다. 미국 포드는 내연기관에서 저하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6~2019년 300명에 불과했던 프로그래머를 4,000명 이상으로 증원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자동차 산업 인력이 아직까지 기계공학 엔지니어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만 2만 3,000명으로 국내 자동차 엔지니어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 업계 인력 수급 미스매치 완화와 미래차 산업의 포용적 고용 전환을 위한 인적자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연구원은 “미래차 제어·소프트웨어 등 석·박사급 신규 인력을 양성하고 미래차 등 신성장 산업 인재 9만 명 양성 등 지원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확장해 미래 인력 수급 미스매치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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