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몸값이 2년 새 10배 껑충 뛰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거래 시장이 커진 것이 배경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최근 벤처투자사들로부터 1,800억 원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3조 원으로 평가 받았다. 2019년 시리즈C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3,000억 원이었다. 특히 투자유치 예정 금액은 1,000억 원이었는데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투자금을 1,800억 원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유치에는 기존 투자자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스트롱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 투자사인 애스펙스매니지먼트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투자 유치는 당근마켓의 해외 진출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투자자들 역시 해외 시장 진출을 조건으로 베팅했다. 실제로 당근마켓은 7월 일본 시장에 진출, 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현지 ‘야후옥션’과 ‘메르카리'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2019년 11월 글로벌 앱 KARROT(캐롯)으로 영국에 첫발을 내딛었고 맨체스터, 사우스햄튼, 버밍험, 리버풀, 셰필드 등 영국 내 37개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최근 미국 뉴저지, 맨해튼과 캐나다 토론토에도 베타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3개국 41개 지역에서 영업 중이다.
2015년 문을 연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중고나라, 번개장터와 비교해 후발 주자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가입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어섰고, 주간 방문자 수도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앱 반열에 올라섰다는 설명이다.
중고거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소유 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중고 물건 구매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조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중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0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도 20%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당근마켓의 투자 유치로 해외 시장 진출까지 타진하면서 향후 중고거래 플랫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3월 국내 PEF 프랙시스캐피탈로부터 5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중고나라는 롯데쇼핑이 지분 95%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