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은 메달 종목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발견한 무대였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29개(전체 33개) 출전 종목 중 8개 종목에서 2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양궁(금4), 펜싱(금1·은1·동3), 체조(금1·동1), 태권도(은1·동2), 유도(은1·동2), 사격(은1), 배드민턴(동1), 근대5종(동1) 등이다. 지난 2016년 리우 대회의 9개 종목, 21개 메달에 비해 모두 줄었다.
하지만 수영·육상·근대5종 등에서 새 희망을 발견하는 수확을 거뒀다.
황선우(서울체고)는 박태환 이후 고민하던 수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이자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세우고 준결선에 진출한 황선우는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경영 결선까지 올라 7위를 차지했다. 구미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자유형 100m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 최초, 아시아 선수로도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무려 65년 만에 결선에 진출한 것이다. 준결선에서 47초 56의 아시아 신기록이자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작성한 황선우는 결선에서 5위라는 호성적을 냈다.
다이빙에서도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이 3m 스프링보드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르며 사상 첫 메달 가능성까지 부풀렸다.
육상에서는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남자 높이뛰기에서 2m 35를 넘어 빛나는 4위를 차지했다.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못 미쳤지만 1997년 이진택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2m34)을 24년 만에 갈아치웠고,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종전 8위)을 냈다.
폐막을 하루 앞둔 7일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펜싱·수영·승마·육상·사격을 한 명의 선수가 모두 치르는 근대5종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의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어 종전 최고 성적 11위를 훌쩍 넘었다. 정진화(LH)도 4위에 올라 한국의 이 종목 메달 도전 전망을 밝혔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은 희비가 엇갈렸다. 양궁은 2회 연속 금메달 4개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여자 단체전이 9회 연속 금메달로 33년간 정상을 지켰고, 안산(광주여대)은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개인전 우승으로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펜싱도 4개의 메달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금3·은4·동1), 프랑스(금2·은2·동1)에 이어 종합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체조에서도 신재환(제천시청)이 남자 도마에서 정상에 올라 2012년 런던 대회 도마 양학선 이후 9년 만에 한국 체조 역대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고, 여서정(수원시청)이 도마 동메달로 한국 여자 체조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국기 태권도와 사격·구기 등은 주춤했다. 태권도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2연패를 노린 여자골프가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도 예상 밖이었다. 13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선 야구와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을 뛰어넘은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했던 남자 축구도 빈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