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전통주 제조에 스마트 입혀 생산성·품질 향상 두토끼 잡았죠"

[여주 '화요 스마트 팩토리' 르포]

수기로 기록하던 발효·증류 과정

센서·QR로 실시간 체크, 오류 줄여

스마트 시스템 도입후 불량률 11%↓

100분 걸리던 준비시간 12분으로

클라우드 서버 이용, 보안 강화하고

데이터 이중화·복구시스템도 갖춰

화요 직원들이 공정 관련 실시간 데이터가 담긴 태블릿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화요화요 직원들이 공정 관련 실시간 데이터가 담긴 태블릿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화요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도입후 불량률은 11%, 작업 준비 및 문서 작성 시간은 90% 줄면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프리미엄 증류주 제조 업체인 ‘화요’의 경기도 여주 생산 공장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구축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인 ‘팩토리원(FactoryONE)’ 기술이 총망라돼 있다. 기자가 방문한 ‘화요 스마트 공장’ 내부는 어느 대형 식품업체에도 뒤지지 않는 첨단 시설로 가득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수많은 대형 설비 곳곳에는 측정 센서가 보내온 데이터가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나타났다. 흰색 위생복을 입은 직원들은 종이와 볼펜 대신 태블릿 PC를 들고 설비마다 부착된 QR코드를 조회하며 생산 공정을 관리하고 있었다. 수작업 위주의 일반적인 양조장 분위기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공장 곳곳에서 맡을 수 있는 화요 특유의 향과 지하 숙성실에 자리한 대형 항아리만이 이곳이 양조장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물론 화요 증류 원액을 숙성 시키는 500여개의 항아리에도 빠짐없이 QR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화요 여주 스마트 공장 지하에 있는 숙성용 대형 항아리들에 QR코드가 부착돼 있다./사진=노현섭 기자화요 여주 스마트 공장 지하에 있는 숙성용 대형 항아리들에 QR코드가 부착돼 있다./사진=노현섭 기자


사진 설명사진 설명


중소기업인 화요는 대기업의 대형 생산시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화요가 공장에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자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 생산성은 6% 증가했고 불량률은 11%나 감소하며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 또 스마트 해썹 도입이후 작업전 준비작업 소요시간은 기존 100분에서 88% 줄어든 12분 이내로 줄었고, 식품 제조 공정상의 중요관리점(CCP) 이탈사항 인지시간도 기존 30분에서 실시간 알림으로 바꼈다. 2시간 걸리던 문서작업도 5분 내로 줄면서 인력 배치에도 효율성이 높아졌다.

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인공지능(AI) 팩토리 팀장은 “스마트 해썹 시스템 구축 등으로 데이터를 수기로 기록할 필요가 없어 기록관리보다 생산성 향상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요 여주 스마트 공장 내 증류시설에 직원이 테블릿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공정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제공=화요화요 여주 스마트 공장 내 증류시설에 직원이 테블릿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공정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사진 제공=화요



화요가 전통주 제조틀에 스마트 생산·관리 시스템을 적용시킨 이유는 화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존 수작업에 의존하던 생산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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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화요 공장에서 만난 박준성 생산본부 본부장은 “화요는 발효·증류·숙성 등 오랜 생산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작업자가 수기로 기록하다 보니 원료의 오배합과 오투입 등 휴먼에러가 종종 발생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인 생산·제조 관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해썹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구실에서 필요한 시료를 작업자에게 요청하자 태블릿으로 작업 지시 사항을 확인한 작업자는 해당 저장 탱크의 QR 코드를 찍은 뒤 시료를 채취해 연구실로 보냈다. 숙성기간과 알콜 도수 등이 각기 다른 수 많은 저장 탱크가 있다보니 기존에는 잘못된 시료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잘못된 저장 탱크의 QR 코드를 찍으면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낼 수 있는 실수 자체가 사실상 사라졌다.

박 본부장은 “기존에는 문제가 생겨도 확인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해 놓은 표준 기준에 벗어나면 공장 내에 있는 모니터에 알람이 뜨고 동시에 해당 담당자에게 문자로 통보가 돼 즉각 조치가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화요 여주 스마트 공장 내 증류시설에 제조 공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사진=노현섭 기자화요 여주 스마트 공장 내 증류시설에 제조 공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사진=노현섭 기자


화요 여주 공장은 지난해 구축한 스마트팩토리에 이어 올 1월에는 제조실행시스템(MES) 2차 고도화를 진행했다. 여기에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체 솔루션인 ‘팩토리원 해썹’으로 스마트해썹 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주류 업계 최초로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도 획득했다. 스마트 해썹은 식품 제조 공정상의 CCP를 수기로 관리하던 기존의 해썹을 자동화·디지털화한 종합관리시스템이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해킹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보안도 강화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방화벽과 이상감지 알람 시스템, 외부거점 접근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했다”며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데이터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데이터 이중화 및 시스템 복구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공정 과정 중 이상이 발생하자 대시보드 이미지에 즉각 알람이 울리며 오류 발생을 알리고 있다./사진 제공=화요공정 과정 중 이상이 발생하자 대시보드 이미지에 즉각 알람이 울리며 오류 발생을 알리고 있다./사진 제공=화요


CJ올리브네트웍스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정분석 및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관리·분석을 가능하게 하면서 생산·제조관리로 인해 발생되는 데이터도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기존에는 생산·제조에서 얻어지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수기로 작성되다 보니 품질과 생산성 향상 등에 활용되지 못했다.

박 본부장은 “어느 회사 원료에 문제가 있는지, 온도와 숙성기간과 계절별로 품질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생산 효율화는 물론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최고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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