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거목인 김응용(80)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이 2020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한 야구대표팀에 쓴소리를 했다.
김 전 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경기를 보다가 가슴이 매우 아팠다"며 "선수들과 지도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과거 야구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죽기 살기로 했다"며 "한국 야구는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와 실력 차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은 정신력으로 이를 악물면서 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모습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선 일본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진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라며 "마지막 두 경기(미국과 패자 준결승,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를 보면서 팬들은 많은 실망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에 관련해서는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훈련할 때 모두 마스크를 쓴다”며 “어린아이들도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방역수칙을 지키는데, 프로선수들은 단단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KBO도 중심을 잡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엄한 징계를 내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그런 상황에서 올림픽에 나갔으니 선수들에 제대로 뛰었겠나. 배에 기름이 찬 상태에서 뛴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꾸짖었다.
한국 야구의 산증인인 김 전 회장은 해태 타이거즈 감독으로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했고,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사장을 역임한 뒤 한화 이글스 감독을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물러났다.
한편 이번 일부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과 도쿄올림픽에서 졸전에 분노한 야구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동메달을 따도 야구 대표팀에게 군 면제 혜택을 주지 말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