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액티브 ETF도 보수 경쟁…패시브보다 싸네

사업자 늘면서 '연 0.1%' 파격 등장

후발주자 약점 극복·장기투자 유도

제살 깎아먹기 과열에 우려 시선도

규제 완화로 경쟁 여건 마련해야

전체 ETF 상장 종목 500개 넘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이 500개를 돌파한 가운데 액티브 ETF에 신규 사업자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보수 인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저렴한 보수로 종목 선정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액티브 상품인 만큼 보수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해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수익률 기반의 경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2일 상장한 2종의 액티브 ETF인 ‘ARIRANG ESG 가치주 액티브’와 ‘ARIRANG ESG 성장주 액티브’의 연 총보수는 0.105%다.



앞서 출시된 주식형 액티브 ETF의 최저 보수가 0.3%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의 3분의 1에 불과한 파격적인 보수 책정이다.





두 ETF의 기초지수는 각각 에프앤가이드 한화 ESG 가치지수, 에프앤가이드 한화 ESG 성장지수다. 자산구성내역(PDF)을 보면 둘 모두 삼성전자가 20%를 넘고 가치지수는 네이버·삼성물산·SK하이닉스·카카오 순으로, 성장지수는 삼성SDI·현대차·SK하이닉스·NAVER 순으로 담고 있어 대표지수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다.



이전 대표지수 액티브 ETF들의 경우 국내 최초로 지난해 9월 29일 출시된 ‘TIGER AI코리아 그로스액티브 ETF’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의 연보수는 각각 0.4%, 0.3%였다. 지난 4월 출시된 타임폴리오의 ‘Kstock 액티브’의 경우 보수가 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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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형 액티브 ETF는 ‘KBSTAR 비메모리반도체’가 0.5%.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가 0.5%,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가 0.77%로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주식형 펀드나 패시브 ETF와 비교해도 저렴하다. 0.105%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액티브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보수(0.63%)는 물론 운용에 있어 인력이 거의 투입되지 않는 국내 주식형 패시브 ETF의 평균 보수(0.33%)보다도 크게 낮다. 후발 주자여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필요한데다가 장기투자라는 액티브 ETF의 성격에 맞춰 이 같은 보수를 측정했다는 게 한화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액티브 ETF임에도 패시브 ETF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며 투자자는 이전보다 낮은 보수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액티브 ETF 간 성격이 비슷해지며 상품의 성과보다는 보수에 기반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 운용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아크 혁신(ARK INNOVATION) ETF가 인기를 끌며 액티브 ETF 시장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은 낮은 보수가 아니라 적극적인 운용으로 연 100% 가 넘는 수익을 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아크 혁신 ETF의 보수는 연 0.75%로 미국에서도 높은 편이다. 반면 국내는 미국에 없는 기초지수를 70% 이상 추종해야하는 규제로 인해 적극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액티브 ETF는 지난 미국 출시 초기에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일부 상품의 성공을 바탕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며 “국내 액티브 ETF 성장을 위해서는 초과 수익 창출과 상품 다양성 제고라는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액티브 ETF와 테마형 ETF가 연달아 출시되며 ETF는 국내 간접투자 시장의 확실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반도체 FACTSET’ 등 세 종목이 10일 추가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며 국내 ETF의 개수는 502개로 확대된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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