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남성이 200만달러(약 22억 9,000만원) 상당의 복권에 당첨된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자신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오클라호마주(州) 칼레라에 사는 존 도나토(42)가 아내 티파니 힐(31)과 딸 리앤(1)을 총으로 쏴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어난지 23개월 된 리앤은 중상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사건 당시 다른 자녀 3명도 집에 있었지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파니는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즉석 복권을 구입해 200만달러에 당첨된 후 동거 중이던 존과 결혼하고 오클라호마주로 이사했다. 그러나 이후 복권 당청금을 놓고 부부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다. 이는 가정 폭력으로 이어졌으며, 이혼 얘기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티파니 측 변호사 테레사 맥기는 복권 당첨금이 부부간 다툼의 핵심이었으며, 티파니는 존과의 관계를 끝내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는 “복권 당첨이 부부의 말다툼을 유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부부가 복권 당첨금을 두고 갈등을 빚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은 안다"고 말했다. 티파니의 가족들 역시 존이 티파니를 학대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유족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티파니와 리앤의 사진들을 올리며 남은 세 자녀를 지원하고 장례식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티파니의 여동생 제이미 컨은 고펀드미에 올린 글에서 “티파니는 마음씨가 곱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며 “아이들을 매우 사랑했다”고 썼다. 현재 유족은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힐의 비극적 죽음이 널리 알려지길 원하고 있다고 매체들이 전했다.
한편 부부의 유산은 생존한 세 자녀를 위해 신탁기금에 맡겨질 예정이다. 세 자녀는 현재 주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