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변이 출현에 집단면역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집단면역 달성 기준을 백신접종률 70%에서 최대 90%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이어 이번에는 집단면역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연구를 이끈 앤드루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의회에서 “델타 변이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도 계속 감염시킬 것”이라며 집단면역 달성에 대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코로나19 확진 자체가 아닌)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치료 방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 구성원 상당수가 감염 후 완치, 백신 접종 등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보유하게 되면 병원체가 사라져 집단 내 비(非)면역자까지 보호할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의 70%가 백신을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봤고, 이에 각국 정부는 백신접종률 70%를 백신 접종 계획의 분기점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이후 백신 접종을 마친 뒤에도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이 늘어나며 집단면역에 대한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일 미국감염병학회(IDSA)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집단면역 기준을 80~90%로 상향해야 한다”고 밝혔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폴 오핏 박사도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서는 인구의 최소 80%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백신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다. 성인의 71.2%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에서는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2만4,470명 발생했다. 2주 전보다 2.18배 증가한 수치다. 부스터샷 접종(추가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도 전날 6,27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6개월여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