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경쟁력을 앞세웠던 대형마트가 가정간편식(HMR) 상품성에 공을 들이며 먹거리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밥 횟수가 늘어난데다 최근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HMR을 찾는 소비자가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밥을 해 먹는 대신 적정량의 식재료가 들어있는 밀키트를 구매하거나 한끼 식사가 가능한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지자 단순한 편의성에서 벗어나 외식 메뉴를 구현해 맛까지 두루 갖춰가고 있다.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총 1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피코크' 매장을 재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대표 육성 상품을 선정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피코크는 유명 맛집의 제품을 HMR로 선보이는 이마트의 자체제작(PB) 브랜드로 연 매출만 3,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마트는 앞서 올 1월부터 피코크 매장을 리뉴얼하는 작업에 착수해 상반기에만 총 37개 점포의 피코크 매장을 새롭게 단장했다.
이마트가 피코크 매장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집밥 문화가 확산되면서 HMR이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7월까지 이마트의 밀키트 및 HMR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2.2%나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폭염에 식재료 가격까지 오르자 직접 밥을 해먹는 대신 적정량의 식재료가 들어가 있는 밀키트나 간편식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12~15일 밀키트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13.5% 증가했다.
이에 과거 식품을 유통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대형마트도 자체 HMR 상품력 강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문 셰프, 식품 연구원, 상품 개발자 등으로 구성된 신제품 개발 조직 ‘푸드 이노베이션센터(FIC)’를 가동하며 가정간편식 PB 브랜드인 '요리하다'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매장 안에 별도의 ‘밀키트 존’을 열었다.
이마트는 미슐랭 맛집과 중기부 선정 백년가게 등 유명 음식점과 협업해 밀키트를 선보이는 것은 넘어, 주기적으로 피코크 히어로 아이템을 선정하고 해당 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현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앞으로도 시즌별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히트 상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