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7월 CPI 완전정복…상승세는 완만, 임대료·임금·델타변이가 리스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준 기자회견 화면캡처


1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7월 개인소비지출(CPI) 예상과 부합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62% 상승,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올랐는데요.

7월 CPI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경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은 7월 CPI에 대한 월가의 반응과 전망을 샅샅이 훑어보겠습니다. 이번 CPI 관련 내용을 숙지하면 물가와 관련한 내용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는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와 일부 겹치는 내용도 있지만 총정리한다는 측면에서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급등세 완화는 모두 동의…중고차 전월 대비 0.2% 상승 그쳐


7월 CPI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을 모아보면, 아래 4가지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① 물가상승세 완만해져(7월분 수치에 따른 판단)

② 피크 지났을 수 있으나 아직 최종 판단 일러. 임대료가 향후 가장 큰 리스크

③ 절대 수준 여전히 높다

③ 임금 문제도 걱정

우선 물가상승세가 완만해졌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합니다. 주요 매체를 보면 “물가 상승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뉴욕타임스·NYT)”, “물가상승세가 약간 식었다(투자전문지 배런스)”, “월별 상승속도가 둔화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보다 낮았다(CNBC)” 등이었는데요.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달 CPI는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이며 코로나19로 인한 혼란 때문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전했습니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이사는 7월 CPI가 증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이날 다우지수가 상승했다. /AP연합뉴스


이는 숫자가 보여줍니다. 7월 CPI는 전년 대비 5.4% 상승해 6월과 같았지만 전월 대비로 보면 0.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물론 평상시보다는 높지만 3월(0.6%), 4월(0.8%), 5월(0.6%), 6월(0.9%) 같은 상승세가 꺾인 겁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당연히 높지만 최근 흐름은 오름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 되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0.4%)를 밑돌았습니다. 연준은 정책판단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씁니다. CPI와 PCE는 비슷한 경향성이 있는데 어쨌든 근원 CPI가 근원 PCE 추세에 더 부합하겠죠.

특히 6월에 전월 대비 10.5% 폭등했던 중고차 가격은 7월 들어 0.2%로 사실상 더 오르지 않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담당 이사는 “계속 오르던 중고차값이 후퇴하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세가 일시적이라고 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점점 더 설득력을 갖는 것”이라며 “증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마 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최고 전략가 역시 “CPI 데이터는 인플레 압력이 연준을 짓누르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축배 터뜨릴 때는 아냐”…임대료 등 리스크 요인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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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얘기들은 모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완화했다가 다시 나빠질 수도 있겠죠. 미국 경제 전문가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7월 CPI를 두고 “인플레이션이 완화했지만 축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too early)”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공급문제가 완화하면서 앞으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는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손 교수는 “임금과 인플레 기대가 중요하다. 기업들은 상여금과 각종 혜택을 주면서 노동자를 찾고 있다”며 “업체는 가격을 올리는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있다. 치폴레가 그렇다”고 했는데요. 앞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아직은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 저항이 없다고 한 치폴레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는 또 임대료와 델타변이를 우려하는데요. 주거비용은 CPI의 약 30%를 차지하는데 최근 임대료는 1년 전보다 14.6%나 올랐으며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임대료는 집값 상승보다 1년 정도 후행한다고 합니다. 델타변이 확산도 공급망 문제를 다시 불러와 가격상승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 그의 우려 사항은 월가의 생각을 대변하는데 임금과 인플레이션 기대, 델타변이 등이 리스크라는 것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손 교수의 생각을 중점적으로 전해드렸지만 이는 월가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대목과 일치합니다. CNBC는 “임대료 상승은 다른 항목보다 고착적이고 지속적”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블리클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임대료는 실제보다 매우 저평가돼 있다. 앞으로 몇 달 후에 임대료가 (지표상에서)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임금도 주요 우려 사항인데요. 랜디 크로스츠너 시카고 비즈니스스쿨 부교수는 “큰 틀에서는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현재 피크를 지났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임대료 외에 임금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구인은 너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임금인상은 지불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렌트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내년 이맘 때 2%대로 내려올 것” vs “고인플레, 연준 예상보다 더 오래간다”


정리하면, 7월 CPI 수치를 보면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임대료와 임금 등의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따져볼 것은 어쨌든 완만해지는 인플레이션이 언제 연준이 얘기하는 2%대로 내려갈 것이냐입니다. 언제, 얼마나 떨어지느냐가 핵심인 셈이죠. WSJ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점차 내려가겠지만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달 WSJ 설문조사에 따르면 12월에 CPI는 4.1%까지 내려갈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 수준으로 내려가는 기간을 약 1년으로 보고 있는데요. 그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내년 이맘 때즈음에는 2%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게 우리가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백악관이 OPEC+에 증산을 요청한 것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한 측면도 존재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주목할 부분은 백악관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날 백악관은 OPEC+에 사실상의 증산요구를 했습니다. 높은 유가가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인데요.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을 잡을 수 있으면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덜 수 있겠죠. 당장은 OPEC+가 반응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미국을 대놓고 무시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가에서는 상당 부분 하방 요인이 있습니다.

수차례 전해드렸지만 높은 물가는 정치적 부담이 큽니다. 선거에서도 그렇구요. 실제 최근 현지인들을 만나보면 식재료가 많이 올랐다고 불평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장바구니 물가인데요. 미국도 장바구니 물가가 폭등하면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정권은 없다고 봐야합니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도 인플레를 잡기 위해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더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인데요. 짐 폴슨 루트홀츠그룹 최고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길게 지속할 것이다. 연준 기대보다도 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공급망 문제와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인프라 투자 예산안을 걱정합니다.

CPI의 절대 수치가 여전히 높기도 합니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도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10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하며 이를 9월에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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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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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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