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측, '2심도 징역 4년' 정경심 판결에 "文, 아직도 조국에 '마음의 빚' 남았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조국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을 언급하면서 "말 그대로 충격적"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윤 전 총장 측 김병민 대변인은 11일 '정경심 2심 유죄에도 조국의 시간에 갇혀 있겠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정 교수의 2심 재판 결과, 쟁점이 된 조민의 7개 경력확인서가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면서 "특히 조국 전 장관이 재직했던 서울대학교 인턴확인서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의 위조와 정경심 교수의 공모를 2심 재판부는 재차 인정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김 대변인은 또한 "교육을 '기회의 사다리'로 여기며 노력해 온 여러 국민께 '공정'의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입시비리는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면서 "설마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처럼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부부가 과거 각종 서류를 조작하며 자녀의 부정 입학에 관여했다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하지만 검찰의 수사로 수많은 증거가 드러났고, 1심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바 있었지만 그럼에도 재판부의 판단과 사실을 외면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조국 전 장관은 얼마 전 관련 사안을 담은 책 '조국의 시간'을 발간하며 관련 사실을 정치공세로 치환했고, 이에 호응하는 여권의 정치인들도 여전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 대변인은 "과거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늘 2심 판결을 지켜보며 아직도 마음의 빚이 남아있는지 묻는다"면서 "정 교수 구속 당시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못 쉬겠다'던 김남국 의원은 여전히 숨쉬기에 버거움을 느끼는지도 함께 묻는다. 그리고 그간 조국 사태에 말을 아껴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정 교수의 2심 판결까지 난 상황에서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 김 대변인은 "더 이상 우리 정치가 '조국의 시간'에 갇혀서, 국민의 공정과 상식을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어떤 권력과 기득권도 '국민의 공정한 기회'를 무력화시킨 입시 비리 앞에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밝혀 준 재판부 판단을 존중하며, 이 같은 불법 행위가 다시는 발붙일 곳 없도록 엄정한 제도 개선 마련에 모두 함께 나서기를 촉구한다"고도 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연합뉴스정경심 동양대 교수/연합뉴스



앞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엄상필)는 같은 날 정 교수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1,061만원도 함께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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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과 비교해 형량은 유지하되 벌금과 추징금이 다소 낮아졌다. 1심은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객관적 물증이나 신빙성 있는 관련자 진술을 비춰볼 때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우선 재판부는 정 교수가 딸 조민씨의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에 대해 원심과 같이 모두 허위라고 봤다. 조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와 부산 아쿠아팰리스 호텔 인턴증명서 등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공모해 위조한 것이고, 공주대·단국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확인서는 정 교수 부탁으로 허위로 발급받은 거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사모펀드 관련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해 부당 이득 1,000만원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장외매수한 WFM 주식12만주를 모두 무죄로, 장내 매수 부분만 유죄로 본 것에 따른 것으로 앞서 1심은 WFM 주식 12만주 가운데 10만주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보고, 정 교수가 모두 2억3,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만 재산 내역 은폐를 목적으로 차명 거래를 한 혐의에 대해선 원심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봤다.

한편 1심에서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와 '공동정범'이란 이유로 무죄로 인정된 증거은닉교사 혐의는 판단이 바뀌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정 교수의 지시에 따라 증거은닉을 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정 교수가 김씨와 공동정범 관계가 아니라고 봤다. 교사에 해당한다는 의미로 재판부는 이런 정 교수의 행위에 대해 '방어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재판부는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다툼이 있었던 동양대 휴게실 PC 증거능력을 두고는 적법으로 판단한 1심 결론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공소제기 후 다른 범죄사실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증거 수집은 적법하다"면서 "형소법에 따라서도 임의제출물 압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제기 이후에도 가능하고 당사자주의나 공판중심주의 등 형소법 기본원칙에 위배됐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입시비리 혐의 관련, "피고인은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 믿음을 훼손했다"며 "피고인이 실행한 내용과 방법 등을 검토하면 입학사정 업무 방해하는 과정이 매우 좋지 않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또한 사모펀드 관련 양형에 대해선 "증권시장의 불신을 야기하고 시장경제질서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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