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후 해외 도피 중인 문흥식(61)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의 자진 귀국이 불발됐다. 문 전 회장은 광주 철거건물과 관련해 업체선정을 알선해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난 인물이다. 13일 5·18 구속부상자회 회원 등에 따르면 미국으로 도피한 문 전 회장이 이번 주말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하기로 했으나, 귀국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공범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업체선정을 알선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상태다. 그는 참사 발생 후 나흘 만에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약 두 달째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문씨를 뒤늦게 입건하고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속해서 귀국을 설득해, 이번 주말께 자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통보받았다. 그러나 문씨가 약속을 어기고 귀국 의사를 철회하면서 경찰은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상태다.
문씨는 붕괴 참사 발생 초기부터 해당 재개발사업 현장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 문씨는 공범 이모(74)씨와 함께 철거 업체 등으로부터 해당 재개발사업부지 업체 선정을 알선해 주겠다며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이미 구속됐지만, 문씨는 해외 도피 행각을 이어가 신병 처리와 사건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 캠프는 각 후보가 문씨와 찍은 사진을 서로 공개하며 '조폭 유착 의혹 공방'을 주고받아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문씨의 귀국 불발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문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로서는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업체 선정·재개발 비위 분야에서 현재까지 18명을 입건(1명 구속)했다. 경찰은 문씨 등 브로커들이 업체선정 알선을 대가로 금품을 철거 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사실을 확인했고, 업체선정에 원청과 조합 측이 관여했는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