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음악으로 어둠 속 희망 함께 나눠요" 클래식레볼루션 개막

롯데문화재단 '클래식 레볼루션' 13~22일

'브람스&피아졸라' 주제 열흘간 음악 무대

작년 이어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 맡아

"관객들 돌아갈 때 행복·에너지 충만하길"

크리스토프 포펜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이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롯데콘서트홀크리스토프 포펜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이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롯데콘서트홀




“브람스의 작품은 어둡고 심오하지만, 그 안에 영적인 희망이 공존하죠. 코로나 19라는 지금 상황에 매우 적합한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2년 연속 마스크를 쓴 채 축제를 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한국의 대표 여름 클래식 축제’를 목표로 지난해 첫선을 보인 롯데문화재단의 ‘클래식 레볼루션’은 올해도 팬데믹 상황 속에 조심스레 관객을 만나게 됐다. 13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서 1회에 이어 예술감독을 맡은 이는 독일 출신의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이다. 어려운 시기 음악으로 치유와 감동의 열흘을 빚어낼 그는 지난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객이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갈 때 더 행복하고 에너지 충만한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 음악가에게 중요하다”며 이번 축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매년 특정 음악가를 주제로 다양한 연주를 선보인다. 지난해 탄생 250주년이었던 베토벤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데 이어 올해는 수많은 명곡을 남긴 브람스(1833~1897)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1921~1992)의 음악 세계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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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는 고전주의부터 낭만주의에 이르는 방대한 음악을 남긴, 19세기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예술가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을 통해 브람스가 변화되어 가고 음악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며 발전해 나가는지에 대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포펜 감독은 “젊은 시절의 브람스가 음악적으로 부드럽고 밝은 측면을 보였다면 후기로 갈수록 진지하지만, 여전히 희망을 바라보고 있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1·3·4번(서울시향·코리안심포니·인천시향)과 피아노 협주곡 1·2번(선우예권·이진상), 바이올린 협주곡(김동현),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김수연), 브람스 현악 4중주(노부스 콰르텟) 등 명곡을 선보인다. 포펜 감독은 17일 포디움에 올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려주며 지휘자로서의 면모도 발휘한다. 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이 함께하는 특별한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교향곡 4번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이 연주해 애착이 있다”며 “성숙하고 원숙하며, 완벽한 균형과 상징을 지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에 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왼쪽부터), 노부스 콰르텟,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사진=롯데콘서트홀클래식 레볼루션 무대에 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왼쪽부터), 노부스 콰르텟,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사진=롯데콘서트홀


피아졸라는 브람스의 작품과 비교할 때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이 강하다.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탱고 거장이자 반도네온 명인으로 ‘춤추기 위한 연주곡’으로만 익숙했던 탱고를 공연장에서 감상하는 음악으로 재탄생시킨 인물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피아졸라&그의 유산’이라는 테마로 그의 대표작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를 비롯해 리베르 탱고(성남시향,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망각(고상지, 기타리스트 박규희) 등을 들려준다. 이와 함께 피아졸라의 음악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모차르트와 생상스의 음악까지 심층 조명한다. 포펜 감독은 특히 ‘망각’을 “피아졸라의 명함과도 같은 곡”이라고 소개하며 “4가지 버전의 연주를 통해 피아졸라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클래식 레볼루션 공연의 전반부는 브람스 작품으로, 중후반부는 피아졸라로 구성했다. 포펜 감독은 “브람스와 피아졸라의 작품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음악적인 대조, 상승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고 프로그램 구성 취지를 설명했다.

온갖 역경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연주는 계속된다. 포펜 감독은 이미 내년 축제의 주제도 정해뒀다. ‘멘델스존’(1809년~1847)과 ‘코른골드’(1897~1957). 색깔 다른 두 사람의 음악은 어떤 모습으로 무대에 펼쳐질지 벌써 기대를 모은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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