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서 사진을 올렸다 비판을 받은 중국 배우가 광고가 모두 끊기고 연예계에서도 퇴출 당할 위기에 놓였다.
15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무협 판타지 드라마 '산허링'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장저한(30)은 지난 2018년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한 사진이 지난 12일부터 뒤늦게 퍼지며 인터넷에서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아울러 장저한은 2019년 일본 노기 신사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사실도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알려졌다. 노기 신사에 러일전쟁에서 일본 승리에 공헌한 노기 마레스케 장군이 봉안된 곳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더 큰 비난 세례가 쏟아졌다.
이에 장저한은 지난 13일 "무지했던 스스로가 부끄럽다. 그간의 부적절한 행동에 깊이 사과한다"며 "나는 친일파가 아니고 중국인"이라고 항변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결국 장저한은 홍보 모델로 일해오던 25개 넘는 기업과의 계약이 하룻밤 사이 모두 끊겼다. 코카콜라와 덴마크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 중국 음료업체 '와하하' 등이 일제히 장저한과의 상업적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식품회사 '쉬푸지'는 "장저한이 중국인의 감정을 손상한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민족 대의, 국가 이미지와 존엄이 침범당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장저한을 캐스팅한 영화 '웨이허팡바오두이'제작사도 그를 작품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한 이 영화는 제작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중국공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회원사에 장저한에 대한 보이콧을 요구했다. 협회는 "장저한의 행위는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민족 감정을 상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태평양전쟁 종전일을 맞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본군 위안부, 난징(南京)대학살 등과 관련한 보도를 쏟아냈다. 신화통신은 상하이사범대 중국위안부문제연구센터를 인용해 중국 본토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가 14명밖에 안 남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한 별도 기사에서 올해 94세인 난징대학살 생존자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현재 6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