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323410) 일부 임원들이 상장 직후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평가 논란 속에도 상장 직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되고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은 서둘러 차익을 실현했다. 수십억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이들은 여전히 많은 물량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보유해 개미 투자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형주 카카오뱅크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지난 10일 보유 주식 8만2,289주를 평균 5만8,662원에 매도했다고 13일 공시했다. 평가 수익은 약 48억2,724만 원이다.
같은 날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CHO),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 등 카카오뱅크 임원도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의 매도 현황을 공개했다. 정규돈 CTO는 상장 직후 11만7,234주를 보유하게 됐는데 10일 10만6,000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처분단가는 주당 6만2,336원으로 총 66억761만 6,000원의 매도 수익을 기록했다.
신희철 CHO와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도 20억원이 넘는 평가 이익을 신고했다. 신희철 CHO는 11일 1만1,489주를 8만8,459원, 12일 1만5,000주를 8만4,000원에 팔아치웠다. 총 수익은 약 22억7,630만 원이다.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는 10일 2만5,935주를 6만8,709원, 11일 5,000주를 8만5,600원에 매각해 약 22억997만 원의 매도 수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상장 직후 이들은 대량의 스톡옵션을 매각해 돈방석에 앉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정규돈 CTO는 9만6,000주, 이형주 CBO는 7만주, 신희철 CHO는 3만5,000주,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는 2만주의 스톡옵션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최근 공시에서 이들이 밝힌 소유 주식과 매도·잔여 물량을 보면 스톡옵션 외에도 추가로 우리사주를 보유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매도 물량을 제외하고도 정 CTO는 1만1,234주, 신희철 CHO는 1만주,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는 5,000주가 남았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석 위험관리최고책임자(CRO), 고정희 최고서비스책임자(CSO)는 주식 보유 물량을 신고했지만 주식은 매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