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3조 상환 눈 앞…두산그룹, 채권단 체제 10월 조기졸업 '청신호'

이번 주 두산인프라코어 거래 종결

8,500억 추가 수혈 10월 졸업 전망

체질 개선 두중 흑자전환·EBITDA 개선

마지막 퍼즐 건설은 투자 유치 중

두산그룹 분당 사옥 모습./서울경제DB두산그룹 분당 사옥 모습./서울경제DB




두산그룹이 이르면 오는 10월 채권단과 맺은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조기 졸업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룹이 와해될 위기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와 주요 자산을 빠르게 매각한 결과다. 특히 그룹의 핵심인 두산중공업(034020)은 본업에서 흑자를 내며 친환경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 업계에서는 마지막 남은 퍼즐인 두산건설은 연내에 매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체질 개선된 두산重…흑자 전환에 이자 부담은 급감=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은 이번 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대금을 완납하고 딜을 종결지을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4%를 8,5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완료는 두산그룹이 산업은행과 지난해 6월 맺은 재무 개선 약정의 사실상 종결을 의미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6월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주축인 채권단과 3조 원을 지원 받는 대가로 재무 구조 개선 약정을 맺었다. 이후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1,850억 원), 두산타워(8,000억 원), 두산솔루스(6,986억 원), 두산모트롤BG(4,530억 원) 등 알짜 사업을 잇따라 매각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1조 3,000억 원의 유상증자로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 3월 기준 채무 잔액은 1조 5,469억 원이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자금에 남은 자산 매각을 통해 사실상 상환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이 10월 잔액을 모두 상환하면 1년 6개월이라는 역대 최단기간 졸업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근 10년 동안 동국제강이 2014년 6월 3년 만기 재무 약정을 조기 졸업한 것이 유일하다.

두산중공업 자체의 체질도 완전히 개선됐다는 평가다.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2조 9,0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546억 원으로 지난해 1,403억 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분기 기준 1,032억 원으로 전년 동기(-307억 원)와 비교해도 뚜렷이 좋아졌다. 영업 활동 과정에서 지급하지 못한 부채인 매입 채무 역시 지난해 말 2,687억 원을 줄였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270억 원 감소했다. 자구안에 따라 4조 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줄여 분기당 이자 비용을 100억 원 절감하게 됐다.



올해 수주 계획은 8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5조 5,000억 원)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만 2조 3,000억 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가스터빈, 신재생 중 풍력발전, 원자력 분야까지 더해 8조 원 이상의 수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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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도 다양한 자구안 마련 중=두산그룹의 조기 채권단 졸업 전망과 함께 구조 조정의 남은 퍼즐인 두산건설과 두산메카텍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초 인수자 찾기에 나섰지만 코로나19와 두산건설 자체의 사업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며 무산됐다. 이후 두산건설은 팔릴 만한 자산만 따로 떼어내 지난해 6월 ‘밸류그로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장기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와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을 넘겼다. 이후 대우산업개발이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두산과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2,000억 원 이상을 원했던 두산과 1,500억 원대를 원했던 대우산업개발 측의 이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우려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전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두산건설은 밸류웍스와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하이퐁 법인 투자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두산메카텍에 흡수합병했다. 두산메카텍은 특수목적용 기계 제작 회사다.

두산건설 역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아파트 가격 급등에 그동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됐던 사업장은 완판됐다. 특히 일부 PF 사업장은 건설사들이 매입 의사도 밝혔다. 두산건설 자체도 흑자를 내고 있다. 장부가를 1조 2,000억 원에서 4,000억 원으로 상각해 부담을 줄였다. 한때 2조 4,000억 원이 넘던 차입금은 2,5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을 중장기 보유할 계획은 없고 매각 지속 추진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매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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