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르면서 시중은행에 예금된 달러 잔액이 석 달도 채 안 돼 약 64억 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38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5월 말부터 이날까지 3개월이 되지 않는 기간에 63억6,600만 달러가 감소한 것이다. 앞서 주요 은행의 달러 예금은 올해 1월 말 503억6,100만 달러에서 5월 말 602억5,500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후 6월 말 557억2,200만 달러로 감소하더니 7월 말 542억7,000만 달러 등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달러 예금의 감소 이유로 환율이 눈에 띄게 오른 점이 꼽힌다. 지난 5월 말 달러당 1,110.9원이던 환율은 이달 12일 1,161.2원까지 올랐다. 13일에는 7.8원 추가 급등한 1,169.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이처럼 오르자 고점이라고 판단한 개인과 기업이 달러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이같은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델타 변이 타격을 받다 보니 일부 한국 기업은 생산 차질 우려까지 생겼다”며 “중국 경제도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인식이 있어 원화 약세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26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계획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기에 달러 강세를 예상한 트레이더들이 굳이 미리 달러 매도에 나서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