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 후보 간 녹취록 유출 관련 공방이 불거지면서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녹취록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당 대선 경선 토론회를 둘러싼 잡음도 확산하는 상황이다.
윤 후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16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주말에 (녹취록 유출 의혹) 뉴스가 보도되고 나서 엄청나게 많은 연락이 온다”며 “상당히 예의 주시해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12일 신지호 캠프 정무실장이 ‘탄핵’이라는 단어를 꺼낸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 위해 이 대표와 2분여간 통화했다.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통화를 녹음해 언론에 흘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구두로 전달됐고 그런 부분들이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 후보는 전날 녹취록 유출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은 이철규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억울하면 핸드폰을 검증받아야 한다”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당 대표와 유력 대선 후보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와 선거관리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 당내 잡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는 당 선관위가 아닌 경선준비위원회가 주관한 행사는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어 참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는 경준위 주관 행사도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참여가 불가피하다며 압박하고 있다. 선관위원장도 양측 간 갈등 요인이다. 이 대표는 경준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을 선관위원장에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후보는 서 의원이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서범수 의원의 친형이라는 점 등을 들어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의 한 최고위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토론회를 둘러싸고 일부 후보자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한 뒤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