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주에만 4% 가까이 빠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적으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는 집중 매수하며 단기적인 반등세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둘째 주(9~13일) 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252670)였다. 이 기간에만 총 4,627억 9,400만 원을 순매도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ETF로 코스피지수가 떨어질수록 2배에 가까운 수익을 낼 수 있어 ‘곱버스(두 배짜리 인버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개인이 ‘곱버스’를 적극적으로 판 것은 코스피지수 급락 때문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3.78%나 내렸다. 지난 13일에는 전날보다 1.16% 내린 3,171.29에 거래를 마치며 5월 이후 처음으로 3,200 선을 내준 채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차익 실현이나 출구전략 마련에 나선 인버스 ETF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KODEX 200선물인버스2X은 지난주 8.49%나 올랐다. 전 주(8월 2~6일)에 개인이 사들인 인버스 ETF 물량이 많았던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 이상 오르면서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총 2,251억 1,800만 원 순매수했다. 당시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반면 지수 상승률의 두 배를 좇는 ‘레버리지’ ETF는 적극적으로 담는 모습이었다. 9~13일 개인은 KODEX 레버리지(122630)를 총 4,487억 7,400만 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5조 8,231억 원), SK하이닉스(2조 1,414억 원)에 이어 세 번째다. 전주만 해도 2,253억 원을 순매도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수가 오를 때는 ‘기술적 약세’를 예상해 인버스 ETF를 사고 지수가 내릴 때는 ‘단기 반등’을 기대해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는 패턴이 어이지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종목에 외국인 매도세가 몰렸던 만큼 지난주의 주가 하락이 시장 전체 약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기조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코스피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시도가 의미 있게 재개되려면 연준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돼야 한다”며 “분기점은 8월 잭슨홀 미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