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이사람] 백진호 원장 "좋은 사회 만드는 것이 사명…출산 장려도 제가 해야 할 일이죠"

'광고천재' 이제석과 출산 장려 캠페인 진행

대추밭장학회 통해 1,200명 학생 지원도

한의사이자 미술 애호가인 백진호 대추밭백한의원 원장.한의사이자 미술 애호가인 백진호 대추밭백한의원 원장.




벌거벗고 누운 여성의 커다란 사진을 한의원 벽에 내걸자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것이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백진호 경주 대추밭백한의원 원장이 ‘광고 천재’로 불리는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소장과 합심해 선보인 ‘출산 장려 캠페인’에 대한 세간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130년째 불임과 난임 치료를 해온 우리 한의원이 사회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생각해낸 것이 출산율 감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출산 장려 캠페인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싶었죠.”



이미지 선정과 광고 제작을 맡은 이 소장이 경주의 상징과도 같은 왕릉을 택했다. 봉긋하게 솟은 능선과 꼭 닮은 임신부의 누운 배를 나란히 대형 사진으로 제작해 병원 외벽에 걸었다. 왕릉에는 ‘천 년을 이어온’, 임신부에게는 ‘천 년을 이어갈’이라는 짧지만 강렬한 광고 카피가 붙었다. 지난해 첫 작업에 이어 올해는 오래된 조선백자로 새 캠페인을 시작했다. 둥글고 불룩한 조선백자 위에는 ‘땅 속의 보물’, 만삭으로 차오른 임신부의 배 옆에는 ‘뱃속의 보물’이라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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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호 대추밭백한의원 원장은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소장과 함께 경주의 문화유산과 임신의 고귀함을 연결시킨 출산 장려 캠페인을 2년째 전개하고 있다.백진호 대추밭백한의원 원장은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소장과 함께 경주의 문화유산과 임신의 고귀함을 연결시킨 출산 장려 캠페인을 2년째 전개하고 있다.


사람을 가꾸고 키우는 일을 강조하는 백 원장은 지난 1990년 부친이 설립해 30주년 이상 사회 공헌을 실천해온 ‘대추밭장학회’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약 1,200명의 학생들을 지원하고 장학금을 지급했다.

“고조부 때부터 ‘대추밭에서 굶어 죽은 사람 없다’고 할 정도로 나눔과 봉사를 가훈처럼 이어왔습니다. 그뿐인가요. 화타가 말하길 ‘상의(上醫)는 사회를 고치고, 중의는 질병을 예방하고, 하의는 질병을 고친다’고 했습니다. 나무를 가꾸는 마음으로 사람을 키우고 그 사람들을 통해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좋은 의사가 해야 할 또 하나의 사명입니다.”

장학 사업에 이어 ‘대추밭미술상’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술조·손동진 등 경주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며 후원한 데 이어 젊은 작가들의 활동에 자양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미술 다음에는 시(詩)를 후원할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배고픈 직업 중 하나가 시인 아닐까 싶습니다. 시가 사라진 세상은 쉽사리 한쪽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미술보다 더 소외된 시를 후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인과의 컬래버레이션을 기대해주세요.”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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