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하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황 씨의 내정을 ‘보은 인사’라고 주장하며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역시 일제히 “이재명식 코드 인사”라며 질타했다.
이낙연 캠프의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경기도청이 도청 캠프라고 할 정도로 불공정 채용 비리가 많다”고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황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두고 “맛집 (칼럼니스트) 경력을 가지고 들어온 관광공사 사장이 몇 명이나 되는지 궁금하다”며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황 씨에 대한 논란은 ‘친일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신 전 의원은 황 씨의 과거 발언을 두고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황 씨 역시 참지 않았다. 황 씨는 소셜미디어에 “(이 전 대표가)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며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맞받아쳤다.
야권도 경기관광공사 사장 인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이 지사가 자신의 치부를 옹호해줬다는 이유로 기관장에 내정한 것을 보면 권력을 얼마나 남용할지 뻔히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윤석열 캠프의 김기흥 부대변인 역시 “코드 인사라는 세간의 비판쯤은 가볍게 넘겨버린 이 지사는 묵묵히 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비꼬았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청출어람 청어람’이 문제일 수는 있겠다”며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를 따르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채널A가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본경선 4차 TV 토론회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황 씨 논란에 대해 묻자 “(보은 인사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까운 사람이라고 자리를 준 것도 아니고 그분이 제게 은혜를 준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제가 이분을 채용하기 위해 규정을 바꿨다고 하는데 이미 3년 전에 바꿔놓았다”며 “중앙정부의 한국관광공사도 (채용 규정이) 이미 바뀌어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지금이라도 황 씨 내정을 철회하는 게 맞다’는 정 전 총리의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절차가 남아 있다. 도의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야 하므로 이것을 보고 국민 여론과 도민 의견도 봐서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