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코스피 8거래일 연속 하락…오늘도 빠지면 21년來 처음

삼성전자 0.2%↓ 반도체주 반등 실패

외인 매도세는 약화...확대 여부 촉각





코스피가 약 2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코스피 하락장을 촉발한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 둔화 우려, 원화 약세 및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 등으로 시장의 투자 심리는 점차 얼어붙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 부담이 점차 늘어나며 지난 2000년 이후 약 21년 만의 최장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5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연속 빠지는 흐름은 2018년 10월(9월 28일~10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우려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3월도 연속 하락은 최대 7거래일에서 끝마친 바 있다. 이에 18일에도 지수가 떨어지면 9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2000년 9월(9월 4~19일) 이후 21년 만에 최장 하락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장 대비 0.27% 내린 7만 4,200원을 기록해 5거래일째 하락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보합(0.0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 하락장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약 5조 9,0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진행 중이다. 5조 1,000억 원을 팔았던 지난달보다 더 많다. 이날도 4,119억 원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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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는 불안 요소들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우선 지난주 해외 기관에서 반도체 업황이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자 국내 증시는 한 차례 급락을 경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50조 원 이상 증발했다. 예상치 못했던 큰 충격 탓에 ‘단기 저점’ ‘저평가’ 등의 진단이 나오며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불거지자 지수를 더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16일(현지 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제조업지수는 18.3으로 시장 전망치(30)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에서도 7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6.4% 증가에 그치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대하는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고위 인사들이 경기 상황에 따라 3개월 뒤 양적 완화 축소를 시작할 수 있으며 ‘테이퍼링’도 연내에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 정책에 대한 경계가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신흥국 자금 유출’이라는 부정적 수급 환경의 배경이 된다는 해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추가 매도와 시장의 변동성 장세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31% 선이 중요 분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약 31.6%로 테이퍼링이 본격화할 때까지 외국인의 추가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단기간 급등한 측면이 있지만 단기간 빠르게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도 낮다”며 “당분간 불확실성 확대 국면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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