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이자 맞고 아빠 숨졌는데 책임진다던 정부 연락도 없어" 자식 올린 눈물의 청원

/연합뉴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책임지겠다는 정부를 믿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아버지가 사망했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으로부터 연락 한 통 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족의 청원이 올라왔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4일 게시판에 '저는 지금 아빠의 장례식장에 와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전 8시 기준으로 6,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 A씨는 "아빠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다음날 심정지와 뇌출혈을 겪으셨고, 뇌사 상태로 9일을 버티다가 세상을 떠나셨다"면서 "국가와 질병관리청에서는 그 어떠한 연락과 조치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제가 지금 아빠를 모셔놓고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 밖에 없다"면서 "아빠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자, 또 같은 사안으로 상처 입은 다른 유가족 분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청원을 올린다"고도 적었다.

A씨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 B씨(59)는 지난 2일 경북 청도 한 의원에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뒤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다음날 두통과 함께 손에 마비증상까지 오자 직접 119에 신고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후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B씨는 CT와 혈액 검사 등을 진행했지만 심정지가 왔고, 심폐소생술 후 심장은 회복됐으나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B씨는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가 지난 11일 오전 3시30분쯤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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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A씨는 "대학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빠가 혼수상태여서 수술도, 치료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면서 "바로 전날 백신을 맞았기에 뇌출혈이 의심되고 환자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상태였다면 상급병원으로 빠르게 이송시켰어야 했다는 게 저희 가족의 생각"이라고 했다.

A씨는 또한 "뇌출혈은 1분 1초가 중요한데, 뇌출혈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담당 의사도 없이 각종 검사만 진행해 시간을 지체한 것도 의문"이라며 "저희 엄마는 더 빨리 큰 병원으로 보내드리지 못한 것 때문에 아빠가 저렇게 되셨다며 며칠 밤잠도 못 자고 본인 탓을 하신다"고도 했다.

아울러 A씨는 "백신을 맞은 특수한 상황이었는데 병원 측에서 이렇게 부실하게 대응해도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백신 맞고 문제가 생기면 나라에서 치료와 보상을 해주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매뉴얼이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정작 지금 어떠한 응답도 받은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그럼에도 여전히 뉴스에서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사람일수록 코로나에 걸리면 더욱 치명적이라고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면서 "아빠가 힘겹게 버티시는 동안 저희는 의료비 지원을 위한 인과관계 증명자료를 알아보러 다녀야 했다. 그러나 본인이 아니라면서 자료를 수령하지 못한 곳이 태반이었고 그 사이 아빠는 저희 곁을 떠났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 A씨는 "아빠는 '백신 부작용이 있으면 정부에서 전적으로 책임 지겠다'는 말을 믿었고, 저에게 백신 접종 예약을 부탁하셨다"면서 "제가 예약해드리지 않았더라면 아빠가 건강하셨을 거란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이어서 "한평생 이런 후회를 안고 아빠를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한다"며 "늘 저를 사랑한다 말해주신 다정한 분이셨다. 가족을 잃은 이 마음을 어떻게 글로 다 할 수 있겠나. 아빠의 억울함을 꼭 풀고 더 이상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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