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탈레반에 쫓겨 국외로 달아난 뒤 처음으로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 중이고, 도피 당시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8일(현지 시간) 가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공개한 9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아프간 수도인)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나는 현재 UAE에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 대통령궁에 있을 때 보안 요원으로부터 탈레반이 카불까지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탈레반은 카불을 점령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을 떠날 때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의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앞서 주아프간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가니 대통령이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아프간을) 탈출했다”며 “돈이 (탈출용) 헬기에 모두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밝혔다.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가니 대통령이 가지고 간 현금이 1억 6,900만 달러(약 1,978억 원)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니 대통령은 아직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 이인자인 암룰라 살레 제1 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했다면서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