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K 반도체 소재 국산화… 배터리 3사도 원료 확보 올인

■이슈앤워치-K반도체·배터리 생존 위한 체질개선 속도

美中기업 패권전쟁 본격화에

공급 다변화 등으로 선제 대응





글로벌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패권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 와중에 다른 국가에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거나 자신들의 생산 밸류체인에서 배제시키는 카드를 언제든지 꺼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중국의 사드(THAAD) 사태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규제처럼 한국 기업들이 무역 전쟁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소부장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는 것은 글로벌 경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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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 소재 업체인 램테크놀러지가 만든 불화수소를 이천·청주와 중국 우시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불화수소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일본이 독점하고 있던 대표적인 반도체 소재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소재 국산화에 힘입어 램테크놀러지 역시 기존 생산량의 6배에 달하는 신규 불화수소 설비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극자외선(EUV) 공정에서 일본 업체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포토레지스트(PR)를 국산화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샘플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면서 양산 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기업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K배터리 3사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원자재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가격이 급등하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할 경우 이른바 ‘배터리 치킨게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최근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 가격은 올해 초와 비교해 91.4% 뛰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생산 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AM)사와 니켈 가공품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도 양극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자회사 에스티엠에 울산사업장에 증설 중인 신규 양극재 라인을 양도해 사업을 일원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화권 업체들의 글로벌 패권 강화는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이 고성능 그래픽(GPU) 브랜드인 ‘인텔 아크’를 출시하는 가운데 파운드리 물량은 이미 대부분 TSMC가 쓸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국의 배터리 업계를 대표하는 CATL은 최근 유상증자를 단행해 최대 10조 5,00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윤홍우 기자·강해령 기자·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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