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이준석(가운데) 대표와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국민의힘이 19일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의 행위를 ‘현대판 분서갱유’로 규정한 뒤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언론중재법을 표결 처리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장 앞으로 몰려와 ‘언론 말살! 언론 탄압!’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회의장 앞에서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 말살, 언론 장악에 대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말하고 꼭 국민에게 호소하겠다”며 “꼭 악법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합의한 여야정 협의체의 파기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대표는 “협치의 틀을 민주당과 청와대가 스스로 걷어차버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문체위 회의에서도 입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범여권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려 하자 상임위원장석을 에워싸고 의사 진행을 저지했다. 하지만 범여권 의원들이 기립 표결로 법안 처리를 강행하자 이들의 입법 저지도 무력화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또다시 입법 독재의 정수를 보여줬다”며 “민주당은 정녕 국민들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언론중재법 철폐 투쟁 범국민 공동투쟁위원회 결성식’을 열고 “권력의 맛이 달콤하니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놓고 영구 집권하겠다고 획책하고 있는 것이 언론재갈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을 향해 “정권을 향한 언론의 건전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현대판 분서갱유로, 이를 끝까지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 후보는 “한마디로 ‘권력비리에 대한 보도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국제 사회에서 비판받고 언론 실태와도 동떨어진 졸속 법안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후보 역시 “현대판 보도 지침으로 언론을 장악하려는 폭주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진보 정당인 정의당조차 여당의 일방통행에 거세게 항의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언론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도 않은 채 기사만 검열하겠다는 것”이라며 “언론을 중재할 것이 아니라 입법 폭주하는 민주당을 중재해야 할 형국”이라고 비꼬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철폐 투쟁 범국민 공동투쟁위원회 결성식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