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중국 증권시장이 빈사 상태다. 전체 경제는 8% 성장을 보고 있지만 올해 주식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0.57% 하락한 3,465.55로 마감됐다. 상하이지수는 이번주에만 1.44% 하락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수익률은 ‘-0.22%’다.
중국의 지난 상반기 국내총생산(GDP)가 작년 동기 대비 12.7% 성장하고 올해 전체로는 8%의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그나마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상하이증시 밖의 상황은 더 나쁘다. 역시 올해 전체로 봤을 때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선전 성분지수는 7.16% 하락했다. 그렇지 않아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의 직격탄을 받은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7.03% 하락했다.
중국 증시의 침체는 중국 정부의 잇단 규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하이지수를 보면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이어 가던 것이 지난 2월을 기점으로 꼬꾸라들었다. 당시 양회를 앞두고 중국이 경기과열을 우려하며 긴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후부터의 부진은 거의 대부분 중국 정부의 이른바 ‘홍색 규제’의 충격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쓴소리를 핑계로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난타한 것을 시작으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았다. 특히 지난달 24일 내놓은 사교육 금지 규제는 결정타였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미국증시의 중국 기업 상황은 최악이다. 중국 기업 98개를 추종하는 골든드래곤 차이나지수의 올해 수익률은 18일 현재 ‘-32.8%’다. 작년말 대비 주가의 3분의 1이 사라진 것이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잇따라 중국 주식을 팔라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설사 가상으로 그동안은 견실했던 중국 경기회복세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6.4%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월(8.3%)는 물론 7월의 시장예상치(7.9%)보다 훨씬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한번 가속도를 밟기 시작한 ‘홍색 규제’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주재한 가운데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를 열고 ‘공동 부유’를 명분으로 부유층 세금을 올리고 기업 규제는 강화하기로 했다.
시진핑이 최고권력 3연임에 도전하는 내년 말까지 이런 규제는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자본시장 디커플링(탈동조화)를 앞두고 중국내 자본시장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지난해부터 발표했지만 이미 공염불이 된 상태다. 공산당과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위해 증시는 아예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는 중국의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에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자본시장 침체로 기업들의 투자유치는 어려워지고 있다. 사교육 금지로 최대 수백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앞서 두 달 동안 5.0%로 안정적이던 중국 조사실업률이 7월(5.1%) 다시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