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 "협정을 믿지 말자"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도 내놨다.
정 부회장은 19일 인스타그램에 전날 중앙일보 1면을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협정은 역사적으로 지켜진 사례가 거의 없다. 협정을 철석같이 믿는 바보들이 아직 있다"고 썼다. 해당 지면에는 '미군만 철수하고, 평화협정은 휴지됐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탈레반이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맺은 평화협정이 이번 사태로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최초 게시글에 대해 표현이 과격했다는 지적을 받았는지 이후 '바보'라는 문구를 없애고 "휴지가 안 된 평화협정은 없었다. 협정은 역사적으로 지켜진 사례가 거의 없다. 협정을 믿지 말자"고 다시 적었다. 이어 "수정 요구로 글 수정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정 부회장이 삭제한 문구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정 부회장은 자신이 먹은 음식 사진에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글을 올려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 문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쓴 표현이다. 이에 여권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을 저격했다며 정 부회장을 비난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다"며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고 정치적 발언을 자제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정 부회장과 같은 표현을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 상에 올렸다. 유 전 의원은 "평화협정이 평화를 보장해 주는 건 아니다"라며 "세계사에는 휴지조각이 된 수많은 평화협정이 기록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reedom is not free"라고 적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