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실적 하락·주가 반토막…‘규제 폭탄’에 中알리바바·텐센트 시름 깊어진다

코로나 팬데믹에 승승장구하다 빅테크 규제로 추락

캐시 우드 등 큰손들 빠지며 주가 회복 쉽지 않을 듯

마윈(왼쪽) 알리바바 창업자와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2018년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의 공로자로 선정돼 상장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2년여가 흐른 지금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로이터연합뉴스마윈(왼쪽) 알리바바 창업자와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2018년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의 공로자로 선정돼 상장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2년여가 흐른 지금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양대 인터넷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 정부의 규제와 실적 부진에 비틀거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돌아서면서 주가도 하향곡선이다. 당분간 이런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텐센트는 전날 상반기 실적발표를 했는데 최근 들어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 상반기 기준 매출과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3%, 46% 증가하며 일단 선방을 했다. 하지만 2분기 만을 보면 매출과 이익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의 2분기 매출은 1,382억5,900만 위안으로 작년 2분기 보다 20% 늘어났지만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보다는 2%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524억8,700만 위안으로 작년 2분기보다는 34%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보다는 오히려 7% 감소했다.게임·소셜미디어 등을 기반으로 팽창을 하던 텐센트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알리바바도 마찬가지다. 앞서 실적 발표에서 알리바바는 2분기 매출이 2,057억4,000만 위안으로 작년 동기대비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08억 위안에 그치며 작년 동기에 비해 11%나 줄어들었다. 알리바바는 앞서 올해 1분기에는 3조원대 벌금의 영향으로 2014년 상장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쓴소리를 계기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를 발동했으며 이후 다른 테크기업으로 규제 범위를 넓혔다. 창업자이자 현재 회장인 마화텅이 친정부적 임에도 불구하고 텐센트도 규제의 올가미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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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에 대한 규제는 반독점에서 금융, 소비자보호, 게임 등으로 무한 확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산당 정부가 ‘공동 부유’를 목적으로 부유층을 타격하는 데서도 두 기업은 핵심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상황은 갑자기 변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창궐할 때 만해도 두 기업은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대면 소비가 줄어들고 온라인몰 이용이 늘어나면서 알리바바가 가장 이익을 봤다. 중국의 방역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위챗이 필수 아이템이 되면서 텐센트는 관련 시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텐센트 게임도 이용이 늘어나면서 회사에 이익을 안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이런 혜택이 악몽으로 전환됐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와중에 가장 덩치가 큰 두 기업이 타깃이 된 것이다. 규제 우려에 주가도 폭락해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을 맴돌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하면서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치(319.32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후 급락하며 19일 현재 160.55 달러로, 고점 대비 49.7% 하락했다. 19일 하루 동안에만 전일대비 6.85% 추락했다. 또 홍콩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도 올해 2월 역대 최고치(775.50 홍콩달러)에서 19일 421.20 홍콩달러로 추락했다. 역시 반년만에 하락률이 45.7%나 된다.

베이다이허 휴가 겸 회의를 마친 중국 공산당 정부가 17일 ‘공동 부유’라는 새 목표를 내놓자 18일 곧바로 텐센트는 500억위안을 투입해 ‘공동 부유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텐센트 측은 “'개혁개방'의 큰 흐름 속에 성장한 기술 기업으로서 어떻게 하면 사회 발전을 도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갖 악재에도 결국 중국 정부에 납작 엎드린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 두 기업의 실적 호전과 주가 반전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큰 손’인 캐시 우드는 보유 중이던 텐센트 등 중국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인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향후 당분간 중국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테크기업 규제로 지난달 전세계에서 1조달러의 중국 주식 가치가 사라졌다”며 “새로운 규제 아래에서 이들 기업의 성장세가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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